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고 본격적인 선거일정이 시작됐지만 제약 많은 선거운동에 ‘깜깜이 선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농협에 출마하는 한 조합장 후보 A씨는 선거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26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지만 현행 선거제도 하에서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지나치게 제한돼 있어서다.
A씨는 “후보자 토론회는커녕 조합원인 유권자들을 모아놓고 연설회를 연다거나 인사할 기회조차 없다”며 “고작 13일 동안의 선거운동 기간에도 운동원을 둘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혼자서 돌아다닐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후보자가 자신을 홍보하는 데 한계에 부딪치면서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는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전날인 다음달 12일까지 13일 동안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진행된다. 이 기간에 후보자들은 한 조합 당 적게는 수백명에서 수천명까지 유권자를 직접 만나 명함을 돌리거나 전화·문자 메시지를 통해 본인을 홍보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후보자들의 푸념이다.
게다가 후보자 사무실은커녕 운동원들도 둘 수 없는데다 배우자조차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선거시스템 상 후보자 혼자 어깨띠를 두르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이처럼 후보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애를 먹는 주된 이유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업계 및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개정을 요구했던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해당 상임위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으로 이번 선거도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암군선관위 관계자는 “공직선거처럼 차량을 이용한 가두 선거 유세 등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되며 위탁선거법이 정한 바에 따라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며 “금품선거 등 위반행위에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