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면 주민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오로지 경제성의 논리로만 갑작스럽게 설계가 변경된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단단히 뿔이 났다.
지난 5일 금정면 안노리 인근 한 공사장에서는 도로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중 광주-강진간 제4공구로서 안노1구·2구 마을과 3구 마을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가 개설될 예정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당초에는 이곳은 교량 형태로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었고 이에 대해 주민들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된 후 공사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에서 몰래 주민들의 동의없이 높이 최대 15m 높이의 둑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사업이 이대로 진행될 경우 약 100㏊에 이르는 대봉감 농사는 물론이거니와 마을과 마을에 거대한 둑이 생기면서 마을이 쪼개질 상황이다. 특히 주민들은 거대한 둑이 생길 경우 계곡을 막아 바람 흐름을 방해하고 주 소득원인 감농사가 냉해 등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안노1구·2구·3구 주민 400여명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주민들은 지난달 말부터 농기계를 이용해 마을입구로 통하는 공사차량을 막고 지역구 국회의원인 서삼석 의원과 우승희 도의원에게 민원을 제기해 현장을 방문케 했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도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자신들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금정면 주민들은 “국책사업이어서 공사를 허락해줬는데 경제성 이론으로만 판단해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제방을 쌓는 것으로 설계가 변경돼 주민들이 엄청난 분노를 하고 있다”며 “본래 설계인 교량으로 설치를 하지 않으면 공사를 못하도록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설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주민들의 민원이 정식적으로 접수되면 타당성 검토와 적정 대안을 검토해 설계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