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읍 대불주거단지 종합공원 운동장의 오후는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매일 땀을 흘리고 있는 소림학교 육상부원들의 열정으로 가득차고 있다. 얼굴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고 달리기에 매진하고 있는 부원들은 운동의 특성상 가끔은 다치기도 해서 다리에는 생채기가 생기고, 숨이 차올라 잠시 멈추기도 하지만 이들에게 생채기는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는 훈장이며 멈춤은 더 오래 뛰기 위한 촉매제이다.
매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고 있는 소림학교 육상부의 훈련은 방학을 제외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된다. 운동장에서 밝은 인사와 함께 자신을 소개한 강수빈 양과 배정민 군은 소림학교 육상부의 주축이며 분위기 메이커다. 뛰어난 신체능력과 근성으로 칭찬이 자자한 강수빈 양은 올해 정상적인 훈련량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체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독보적인 실력을 과시했고, 적응력이 좋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배정민 군은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특히 배정민 군은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축구와 육상이라는 상이한 두 종목에서 각각 최고의 영예인 금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이렇듯 장애인체육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 명의 선수는 전라남도체육인의 축제인 제57회 전라남도 체육대회 영암군 육상대표로 당당히 출전하게 됐다.
일반인과 장애인의 격차가 작지 않은 육상계에서 영암군을 대표해 출전하게 되는 강수빈 양과 배정민 군은 사실 소림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운동을 체계적으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림학교 배용성 코치는 두 학생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배용성 코치는 “수빈이는 처음 봤을 때부터 뛰어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지구력도 훌륭하기 때문에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했다”며 “정민이의 경우에는 달리기보다 축구를 먼저 했다. 사실 축구와 달리기가 쓰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텐데 묵묵히 따라준 것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렇듯 자신들을 이끌고 있는 배 코치의 세심한 지도아래 장애에 대한 편견을 온몸으로 깨고 있는 강수빈 양은 영암 출신으로 금정초 졸업 후 고향을 떠나 광양과 광주에서 학교를 다니며 운동을 병행했지만 체계적인 훈련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소림학교에 입학하면서 배코치의 지도아래 육상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게 됐다.
강진에서 태어난 배정민 군은 어머니의 나라 일본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학업을 이어오다 중학생이 돼서야 영암에 정착할 수 있었고 고민 끝에 소림학교에 입학해 잠재된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이처럼 운동을 하기 전까지 방황의 시간도 보냈지만 달리기를 통해 고민과 어려움, 장애에 대한 편견을 모두 떨쳐내고 있는 이들의 꿈은 제57회 전남체전 출전을 계기로 더욱 먼 곳을 향해 있었다.
강수빈 양은 “기대가 되고 이기고 싶다”며 “쉽진 않겠지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자신감을 표출했고, 배정민 군은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욱 멋진 모습으로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