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이름이 붙여진 동물 120여만종 중 3/4이 곤충일 정도로 곤충은 그 어느 생물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 또한, 닭, 돼지, 소 대비 100g당 에너지 함량이 많고 사육환경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식용곤충은 미래의 대표적인 식량자원으로써 손꼽히고 있지만 정부의 기대와는 다르게 아직 일반 대중들에게 친숙한 먹을거리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 속에도 식용곤충 산업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이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임에 이견을 다는 이는 많지 않다. 이에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에 뜻을 품고 식용곤충 사육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지역의 청년 농가를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삼호읍 도담굼벵이 홍정수(30) 대표의 손놀림은 오늘도 분주하다. 그가 키우고 있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배 등의 과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혹여 유충들이 상태가 좋지 않은 사료를 먹을까봐 사료선정에도 꼼꼼하다.
이처럼 세세하게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살피는 홍 대표는 본격적인 식용곤충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6개월인 초보사업가이다. 사업초 이중문을 통해 곤충을 가두는 것부터 소독은 며칠에 한 번씩 해야 하는지, 사용된 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 또 재가공 유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알지 못해 애를 먹었던 것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는 그는 그 동안 앞뒤 재지 않고 마음먹은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직진’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홍 대표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진학보다는 사회인으로서 자립에 대한 의지가 강해 다양한 사회생활을 경험했고 정신없는 20대를 보내며 자신이 세웠던 목표를 어느 정도 성취했지만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공허함에 시달렸다.
그 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홍 대표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지역에서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모색했고 숙고 끝에 식용곤충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듯 처음에는 손으로 유충을 잡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제 유충들은 그에게 귀엽기까지 한 존재다. 
이처럼 홍 대표의 정성으로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엑기스, 환, 분말 등의 상품으로 가공되어 소비자에게 유통되고 있고 입소문을 통해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 반 기대 반을 가지고 구매한 고객들도 사용 후 만족도가 커 재 구매율이 높아 앞으로도 젊은 감각을 이용해 블로그, SNS 등을 적극 활용해 더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아직은 사업초기기 때문에 안정화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홍 대표의 최종 목표는 좀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지역에서 식용곤충을 키우고 있는 농가가 많지 않지만 협력 농가들끼리 힘을 모아 조합을 만들고 싶다. 그 농가들끼리 힘을 모아 유동성이 큰 시장의 환경에 잘 대처해 나간다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판매에 있어 중요한 가공시설도 농가들이 힘을 모아 점차 구축해 나간다면 질 좋은 식용곤충들을 엄격한 가공시설의 관리 하에 소비자에게 유통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소한 시장과 식용곤충에 대한 대중들의 거리감으로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언젠가는 영암 특산물과 연계한 독특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홍 대표의 꿈이 새해에는 한 발짝 더 가까워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