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사 왜 관심을 가졌나

[2018년 1월 5일 / 제153호] 김갑수의 조선역사 에세이 - 편 외 영암우리신문l승인2018.01.05l수정2018.0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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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 시사평론가
김 갑 수

“우리는 경험의 보물창고를 방치한 채, 최근의 짧고 국한된 서구의 경험과 이론에만 의지하려 하고 있다.”
조선 역사를 접하게 되는 외국인 학자들은 대부분 감탄부터 합니다. 조선의 문화사를 중국보다 우월하게 보는 학자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조선 역사에 탁월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정작 우리는 우리 역사를 비하할까요? 식민사관의 역사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자기 선대의 역사를 우리처럼 왜곡해서 알고 폄하하는 현대인은 아마 한국 진보주의자들밖에는 없을 겁니다. 제가 왜 조선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는지 아래 분들이 대신 말해주고 있습니다.
“근대성의 영역에서 ‘전통’을 제외시키고 국가의 범주에서 제국(帝國)을 빼버리는 개념적 고립화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더욱 깊이 있는 정치사상의 연구 항목들을 구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한국사에서 중요한 사상을 남긴 인물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들의 독창성에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그들을 자본주의 이전 사회의 전통에 얽매인 사람으로 함부로 규정하지 말고 연구하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알렉산더 우드사이드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 동아시아사 전공)
“과거 동아시아는 수 세기에 걸친 혁신과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했던 경험이 있으며 그 내부적 비판과 대안까지 축적해 두고 있었다. 동아시아의 과거제나 관료제는 매우 근대적인 제도였으며 유럽보다 훨씬 더 이전에 이를 성취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와 같은 경험의 보물창고를 방치한 채 최근의 짧고 국한된 서구의 경험과 이론에만 의지하려 하고 있다.”(민병희, 전남대 사학과 교수)
“조선의 사단칠정론 논쟁은 세계 철학사상 빛나는 형이상학 논쟁으로 보아야 한다”(투웨이밍 하버드대 교수)
“선비 정신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의지와 행동으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로, 국가적 차원에서는 평화적 국제 질서를 지지하는 태도로 나타난다.”(페스트라이쉬 일리노이대 교수)
“조선시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1960~1970년대 학계의 문제의식과 비슷하다. 나도 그 무렵에는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공부한 결과 크게 달라졌다. 나뿐 아니라 지금 국사학계의 전반적인 연구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한영우, 서울대 사학과 명예교수, 《다시 찾는 우리역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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