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주에 이어 최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과 계속되는 여진으로 인해 건물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부설 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아우름이 제공하는 ‘우리집 내진설계 간편조회 서비스’를 통해 영암읍 주요 다세대 주택 등에 대한 내진설계를 조회한 결과 총 27곳의 다세대 혹은 연립주택 중 10곳만 내진설계 의무 대상이었고 나머지 17곳은 내진설계의무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88년부터 30년 동안 국내 내진설계 기준은 꾸준히 강화됐지만 민간건축물의 내진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라 국민적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일반 건축물의 내진 설계 의무화는 2005년 3층 이상 연면적 1000㎡ 이상, 2015년엔 3층 또는 500㎡ 이상, 올 2월 2층 이상 또는 500㎡ 이상, 오는 12월 1일부터 2층 또는 200㎡ 이상과 모든 신축 주택으로 점점 확대·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내진설계 의무적용은 건축물의 신·증축에만 해당하고 기존 건축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포항 지진을 계기로 노후 건물에 대한 내진보강 대책이 따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올해 건축법이 개정되며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0㎡이상의 건축물과 신규 주택도 내진설계가 의무화됐지만 이마저도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이번 포항지진에서 나타나듯 이미 지어진 5층 이하 필로티(1층에 벽 없이 기둥만 세우는 구조) 건물 등 대부분의 건축물은 내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최근 지역에서 건축 중이거나 내진설계의무대상으로 포함되어 완공된 건물의 상당수는 필로티 건물들로 지진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정부와 군은 현재 내진 보강공사 신축시 5년간 취득세·재산세 50%를 감면하고 내진 보강 수리의 경우 취득세·재산세를 100% 감면해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 보강공사 비용과 비교해 인센티브가 워낙 낮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비단 민간 건축물뿐만 아니다. 지진이나 천재지변 발생시 대피소로 활용될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물 안전도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에 따르면 전국 내진 설계 대상 건축물의 내진 확보율이 20.6%인데 반해 전남은 19%(공공건물20.4%, 민간건물 17.6%)로 전국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진설계가 이루어진 전남 도내 학교는 10%(383동)로 상당수의 학교 건물이 지진 취약 상태에 놓여있는 셈이다.
지역의 한 학교 관계자는 “지역 대부분 학교들이 1970~198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축된 학교시설들로 지은지 30년이 넘은 노후건물이 대부분이라 지진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신축됐거나 신축중인 다세대 혹은 연립주택에 한해서라도 건축주에게 내진 보강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의 민간건축물에 대해서도 내진보강을 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군 관계자는 “지진에 취약한 민간 노후 건축물이 지역에 많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과거 지어진 건물에 내진 보강을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며 “설사 내진보강 지원책이 마련되더라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라 국비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