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준비 과정에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준영 의원(국민의당)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7일 서울고법 형사6부 302호 법정에서 열린 이날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양형 부당을 주장하는 박 의원과 검찰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3억17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박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을 가지고 있는 데다 현재 국회 회기 중이라는 이유로 법정구속을 면했다.
재판부는 “박 의원과 김씨의 지위, 신민당 창당 추진 상황 및 재정상태 등 박 의원의 정치적 입지 변화 등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김씨가 당시 민주당 등에서 자신을 비례대표 후보자로 추천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돈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의원 역시 이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박 의원이 먼저 상대방에게 창당경비 지출이나 선거자금 지원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돈을 기부받는 행위는 정당을 금권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해 공정성을 해치고, 민주적 후보자 추천과정을 왜곡시킨 점, 피고인이 받은 돈의 액수가 큰 점을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양형을 그대로 유지한 이유를 설명했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한편 박준영 의원은 국민의당에 합류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시절 같은 당 사무총장 김모씨로부터 비례대표 공천헌금 등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3억52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공천 헌금 혐의와 불법 선거 운동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돼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3억1700만원을 선고받은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