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보낸 딸이 영암에서 잘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찾아보지 못했는데 딸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24일 군서면 성지천마을에 거주하는 네팔댁 김사라(34)씨의 집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지난 2010년 5월 교회 목사님의 소개로 남편 김기수(46)씨와 부부의 연을 맺은 김사라씨의 친정 부모님이 결혼 8년 만에 사돈의 나라이자 딸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영암을 찾은 것이다.
오랫동안 친정의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결혼 이민자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영암군이 추진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친정부모 초청행사’의 대상자로 선정돼 부모님을 영암에서 만난 김사라씨는 연신 “믿기지 않는다”라는 말을 되뇌었다.
3남 2녀 중 둘째로 네팔에서 신학을 공부해왔던 김사라씨는 한국에서 찾아온 목사님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한국행을 선택했다. 딸의 갑작스런 선택에도 불구하고 친정 부모님이었던 람 라바(61), 릴리 라바(59)씨는 그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축복했다.
하지만 친정 부모님들은 돈 때문에 딸을 한국에 팔아먹었다는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가슴 아파할 딸을 위해 이러한 이야기는 함구하고 오롯이 자신들이 감내했다. 그것이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던 장녀 김사라씨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간간히 친정인 네팔을 가족과 함께 찾았지만 자신의 결혼으로 인해 부모님께 마음의 상처를 줬던 기억과 고향의 향수를 모두 걷어내지는 못한 채 마음 한 켠에 짐으로 남아있었다.
또 명절과 같이 가족이 모이는 날이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더욱 그리웠지만 그때마다 친 부모처럼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시어머니 조순자(68)씨와 남편 김씨 덕분에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친정 부모님이 마침내 한국에 오자 김사라씨는 싱글벙글이다. 항상 밝은 모습이었지만 더 밝아진 며느리의 모습에 시어머니 조씨도 덩달이 기분이 좋다. 처음으로 사돈 내외를 맞은 탓에 삼겹살이며 생선, 백숙을 푸짐하게 준비했다.
바깥 사돈이 유독 생선을 좋아하신다는 말에 2주간 영암에서 지낼 사돈댁에 대접할 생각으로 장에서 생선도 넉넉히 구입했다. 시어머니가 음식 장만에 분주할 때 김사라 씨는 친정부모님과의 나들이 계획을 세웠다.
목포에서 유람선도 타고 KTX를 타고 서울로 가서 롯데타워를 보고 올 참이다. 그리고 오래토록 풀지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도 밤이 새도록 풀고 싶은 것도 딸의 생각이다.
친정 아버지 람 라바씨는 “네팔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좋은 곳에서 딸이 살고 있어 흐뭇하다”며 “사돈과 사위가 너무 좋아 딸이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 부모로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남은 기간동안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다문화가정 친정부모 초청행사에서 다문화가정을 대표해 전동평 군수에게 감사편지를 전달하기도 한 김사라씨는 “한국에서 힘들고 외로운 날이 많았는데 이렇게 부모님을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며 “부모님들을 초청해 주셔서 많이 위로가 되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기위한 큰 힘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