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시종면 소재 대형 미곡창고에 수입쌀이 보관된 것과 관련해 항의했던 농민들에 대해 벌금형이 청구됐다.
농민회 등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지난 9일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면심리만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영암군농민회 마삼진 전 사무국장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수입쌀 2포를 훼손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법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시 별도의 집회신고도 하지 않고 해당 창고를 검거하고 중국산 수입쌀 2포를 무단으로 훼손한 마 전 국장의 행위를 불법행위로 간주하되 사안이 무겁지 않다고 판단해 약식명령에 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함께 경찰 조사를 받았던 2명의 농민회 간부들에게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암군농민회 마삼진 전 사무국장은 “수입쌀을 훼손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지만 200만원의 벌금은 과중하다고 판단해 정식재판을 청구할 방침이다”며 “하지만 또 다시 수입쌀이 들어올 경우 농민회의 입장은 변함없이 온 몸으로 막고 투쟁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영암군농민회에서는 마 전 사무국장이 벌금형을 받았으나 그 사건으로 인해 수입쌀이 지역에서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지역 농민들의 공공비축미를 저장할 수 있었고 톤 백 문제, 벼 수발아 대책 접수날짜 변경 등 지역 농민들의 위한 요구조건이 관철할 수 있었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