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산조의 본향에서 열리는 ‘제6회 영암 김창조 전국국악대전’ 개막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달 26일 가야금산조기념관 공연장. 오전 9시가 조금 넘는 이른 오전이었지만 적막함을 깨는 가야금의 선율이 공연장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번 국악대전에 특별공연에 나설 ‘영암교육지원청 가야금연주단’ 학생들이다. 이들은 지난 1월 초·중·고등학생들로 한 달에 두 번씩 토요일마다 약 3시간씩 수업을 받았다.
올 여름방학 기간 중에는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인 영암 출신 김창조, 김죽파 선생님의 계보를 잇는 인간문화재 양승희 선생이 방학 중 가야금 캠프와 주말 영암가야금 교실에 지도하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하기도 했다.
특히 양승희 선생은 연주할 곡의 한 줄씩 어디에서 떨어야하는지, 낮게 불러야하는지 그리고 농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곡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가야금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다.
학생들 중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방과 후 수업으로 배워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도 있었지만 가야금연주단을 통해 가야금을 처음으로 접한 학생들도 있었다. 이번 국악대전에 특별공연에 나설 곡이 ‘호남가’로 가야금병창에서도 꽤 수준이 높은 곡인 탓에 처음 배우는 학생들 중에는 목이 자주 쉬기도 했다.
또 오래토록 자리에 앉아 가야금 연주에 나서다보니 다리가 저리다 못해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낄 때에는 당장이라도 공연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정도로 연습과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야금을 전공한 인간문화재 전수자이자 양승희 선생의 제자들인 강세희, 오찬하, 오은비, 김문이, 박다인 지도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인고의 시간을 버텨냈다.
영암여중 김가희 학생(14)은 “8살 때 가야금이 전통악기라 한복과 잘 어울리고 다양한 음색 연주가 가능해 항상 새롭고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가야금 연주단을 하면서 더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배우는 즐거움만큼이나 공연준비를 하면서 목소리가 쉬어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 가장 힘들지만 선생님들이 옆에서 항상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가야금연주단의 소문이 퍼지면서 영암 뿐 만이 아니라 인근지역에서도 가야금을 배우고자하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날에도 인근 지역인 강진과 고흥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쉴 새 없이 가야금을 뜯으며 가야금 본향 영암에서 가야금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강진에서 온 이은우(15)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방과 후로 가야금을 배웠는데 양승희 선생님께 직접 배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연주단 활동을 하게 됐다”며 “이번 국악대전에서 그동안 연습한 것을 실수 없이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