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특산물인 무화과가 올해도 길거리 판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장용기나 가격도 제각각이고, 일부 불량품도 섞여 영암 무화과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호농협에 따르면 삼호농협무화과유통센터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무화과 수매에 나서고 있다. 하루에 수매되는 양은 일일 평균 10톤에서 15톤가량이다. 성수기에 접어들면서는 15톤에서 20톤에 이른다. 9월초까지 진행되는 이번 수매의 총량은 2000톤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약 5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체 생산량의 40%가량이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6일 거래된 무화과 수매가격은 특등(1.2㎏)이 4000원이었으며, 이보다 낮은 중간등급은 3200원~3800원에 거래됐다. 지금까지는 평년과 비슷했지만 앞으로 평년보다 훨씬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농협을 거치지 않고 판매되는 상품들이다. 무화과 집단 재배단지인 영암 삼호읍 일대와 인근 지역 주요 도로변에 쇠말뚝을 박아 천막을 치거나 판자 등으로 엉성하게 지은 무화과 판매소에 운전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그 숫자만 약 150여개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1㎏들이 무화과 한 상자를 1만원 정도 받고 팔고 있으나, 정량에 미달한 것이 많고 상자 위쪽과는 달리 밑바닥에 덜 익거나 품질이 형편없는 것을 섞어 파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설명이다.
조성환(67·강진읍)씨는 “무화과가 성인병에 좋다고 해서 겉으로 보기에 먹음직스럽고 삼호 무화과라고 해서 믿고 한 상자를 샀다”며 “근데 집에서 풀어보니 속에는 덜 익은 것이 담겨져 있는 등 품질이 너무 형편없어 반 정도는 버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조 씨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가판에는 버젓이 삼호무화과라는 이름으로 무화과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의 상품들이 출처가 불분명했다. 대개 도매시장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해 올 경우 매입전표가 있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이러한 자료가 없었다.
여기에 생산자 표식이나 생산자 연락처 등도 제대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삼호에서 생산된 무화과인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즉석에서 3박스를 구매해 무화과 상태를 확인한 결과 위쪽의 무화과는 상태가 좋았으나 상자 밑바닥 무화과는 덜 익은 것과 속이 갈색을 띄는 것 등 품질에서 상당히 뒤떨어졌다.
이에 대해 상인은 “삼호의 한 농가에서 직접 구매한 상품으로 무화과 유통기한을 2~3일 정도로 잡기 때문에 밑에는 덜익은 상품을 넣을 수밖에 없고 일부 상품이 상한 것은 소매상도 겉모습만으로 품질까지 파악할 순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삼호농협 김원식 본부장은 “일반인들은 구분이 어렵겠지만 상인이나 농민들은 겉모습만 봐도 벌레를 먹은 상품인지 아닌지를 80%가량 구별할 수 있다”며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이 벌레를 먹거나 상처가 심해 폐기처분해야 할 상품들을 값싼 가격에 구매해 노상에 유통시키면서 발생하는 문제로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될 경우 삼호무화과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농가들도 이러한 제품들을 상인들에게 판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삼호농협에서 출하되는 무화과는 스티로폼 박스에 ‘여왕의 과일’이라는 브랜드가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박스에 새겨진 브랜드명을 확인하고 구매하면 보다 안전하고 맛있는 무화과를 구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