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봉감의 고장이자 청정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금정면. 조용하기만 했던 시골마을이 최근 시끄럽다. 납골당 때문이다.
12년 전 금정면 청용리에 납골당 조성을 놓고 주민들 간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야기했던 사업자가 회사사정으로 인해 돌연 사업을 취소했다. 그리고 그렇게 사그라진 줄 알았던 납골당 문제가 올해 다시 재연되고 있다.
납골당 문제가 다시 재연되면서 반대위에서는 지역이미지와 환경 훼손이라는 이유로 반대에 나서고 추진위에서는 지역발전을 이유로 찬성에 나서는 등 양보 없는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영암우리신문에서는 독자와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양측의 입장을 2회에 걸쳐 게재할 계획이다. 이번 호에는 금정납골당반대위원회의 입장을 정리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금정납골당반대위원회 관계자들

업체의 지역 경제 활성화 논리…“말도 안 된다” 
지난 16일 오후 8시 금정면소재지의 저녁은 어두웠다. 인적이 드물고 상가들의 셔터도 하나 둘씩 내려지는 시간대였지만 금정면사회단체 회관 2층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금정납골당반대위원회 관계자들이었다. 최근 계속되는 금정납골당 문제로 인해 대책을 마련하고자 모인 것이다. 이날 자리에는 인근 지역인 나주 봉황면 주민들도 참석했다. 사실, 금정면민 뿐만 아니라 재경, 재광 향우회에서도 금정납골당 문제는 심각한 화젯거리이다. 그리고 결론은 반대이다.
김남수 비대위원장은 본지가 지난 11일자 3면에 ‘업체 측, 납골당 아닌 장례테마파크…주민들 오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기사를 들어 보이며 업체 측의 주장에 하나하나 반박했다. 
먼저, 업체 측이 ‘세계웰다잉테마파크’라고 밝힌 사업계획이 결국 화장장과 납골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만약 사업개시 후 자금상의 이유로 테마파크와 호텔 등과 같은 편의시설 등에 대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납골당과 화장장만 설치된다면 결국 주민들이 우려했던 납골당 사업일 뿐 테마파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업체 측에 정확한 투자유치 계획과 현재 자금상황 등을 요구했으나 이렇다할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업체 측에서는 이번 기사가 나온 후 반대위에 사업계획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 테마파크 계획도 그렇다. 장례문화에 있어서는 유교적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의 정서상 누가 장례시설에 와서 휴양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세계의 장례문화를 테마로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 또한 나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장례는 추모의 공간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를 활용한 테마파크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금정반대위 관계자들은 “우습지도 않은 논리로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업체 측에서 설명한 경제성 또한 허술하다는 설명이다. 광주·전남권의 유일한 광주패밀리랜드나 대전 오월드, 부산 태종대 등 대도시권에 위치한 놀이동산들이 모두 적자에 허덕이거나 경영적인 문제로 폐업한 상황으로 업체 측이 사례로 꼽은 수도권과 인접한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 장례테마파크를 빗대는 것은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금정면민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200명의 상주인원과 유동인구 발생으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현재 업체측이 구상하고 있는 금정면 청용리 일대가 금정면에서는 차로 20~30분정도가 소요되지만 나주 봉황면은 10분 정도로 근접성 등을 고려할 때 금정은 경제적으로나 이미지 상으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으로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업체 측이 밝힌 사업계획은 절대 수용불가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공개 토론회, 공청회 ‘OK’…반대활동도 적극 전개 
인근 지역의 주민과 금정출신 향우들의 의견도 대동소이했다. 특히 나주 봉황면 주민들은 업체 측이 장례관련 차량의 통행로로 봉황 인근 도로를 이용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절대 불가”의 뜻을 밝혔다. 나주 주민들은 업체의 계획대로라면 덕림, 덕곡, 만봉 3개리를 관통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장례운구차량이 수시로 마을 앞 도로를 지나게 되면 지역이미지나 지역 민심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정 출신의 한 대학교수는 장문의 글을 통해 세계장례테마파크 조성계획이 지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지역민의 입장에서 당연히 관련기관 단체 또는 우리가 선출한 대표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일 뿐 협박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주민들의 갈등 또한 업체 측의 무리한 사업계획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무지개 같은 허구로 순진한 지역 어르신들을 속이지 말 것과 함께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대위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지역민들은 여론 수렴 뿐만 아니라 전라남도, 전남도의회, 영암군, 영암군의회에 세계장례테마파크 추진에 대한 지역의 반대여론을 전달했고, 서울과 광주 등 지역 향우를 비롯해 나주 봉황, 장흥 유치 지역민과도 연계해 반대활동을 광범위하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환경 훼손 등의 구체적 자료를 수집해 대규모 장례시설이 들어설 경우 예상되는 폐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해 나갈 방침이다. 또 자료수집이 끝나는 대로 업체 측에서 요구한 주민공청회 또는 주민 토론회 자리를 마련해 장례시설 반대의 입장 또는 지역의 합리적인 의견을 업체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남수 위원장은 “헌법 제35조 1항에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존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업체 측의 논리는 명백한 헌법을 위배하는 것으로 앞으로 우리는 헌법에 명시된 권리와 의무를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