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의 신개념 식당으로 첫 발
비싸게 사고 싸게 팔지만 맛은 ‘최고’

삼호읍 전라남도농업박물관 인근에 친환경, 유기농 콩을 이용한 전문두부요리 식당인 ‘달뜬 콩두부’가 문을 열였다. ‘달뜬 콩두부’는 지역에서 흙을 만지며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농부들이 직접 정성스레 생산한 각종 농산물들을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에 들여와 소비자에는 저렴한 가격의 음식으로 내놓는 신개념 식당이다.
쉽게 말하면 비싸게 주고 사서 싸게 파는 밑지고 장사하는 곳이다. 이곳이 정식적으로 문을 연 것은 한 달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달뜬꾸러미 공동체로 함께하고 있는 13농가에서 수확한 채소와 과일 등 제철재료를 보다 안정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 식당을 개업하기 이르렀다.
식당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달뜬 콩두부’는 두부전문식당이다. 메뉴만 보더라도 순두부찌개, 콩비지찌개, 두부김치, 생두부, 두부수육보쌈, 두부돈까스까지 두부 일색이다. 여기에 계절음식으로 여름철에는 콩국수, 겨울철에는 두부찜과 두부지짐 메뉴가 식탁에 올라온다.
가격도 저렴하다. 일반 식사메뉴는 7000원으로 동일하다. 여기에 두부 요리의 본 맛을 볼 수 있는 두부유부전골은 3만원~4만원, 두부수육보쌈은 3만5000원~4만5000원으로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이렇게 손님들의 식탁 위에 올라오는 콩이나 돼지고기, 쌀, 배추, 고춧가루 등은 달뜬 꾸러미에 동참하는 농민들이 직접 기르고 키운 농산물들을 재료로 만든다는 점이다.
물론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일 것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재료를 만드는 작업이 수작업이다. 음식의 주된 재료인 두부는 식당 바로 옆 건물에서 전통기법을 그대로 사용해 직접 수제 손두부를 만들어 낸다.
농부들이 직접 키운 콩을 구입해 물에 담궜다가 갈아 끓이고 짜낸 뒤 응고시켜 두부를 완성하기까지 공정은 손수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또 두부의 맛과 질감을 결정하는 간수작업도 이곳에서 직접 한다. 이처럼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입하면서 만들어낸 두부이다 보니 두부가 품고 있는 고소함이 시중의 두부제품과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엄청난 노력이 숨어있다. 달뜬꾸러미 공동체 이경훈 간사는 마트나 시중에 판매할 수 있는 두부 한모를 만들기 위해 2톤 가량의 콩은 버렸을 것이라며 웃는다. 한번은 간수를 잘못해 버리고, 한번은 너무 오래 콩을 불려 놓는 바람에 콩이 쉬어서 버리고, 콩 특유의 비린내를 잡지 못해 버리는 등 수십·수백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비로소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만한 두부를 생산해낼 수 있는 기술적 노하우를 터득했다. 오픈 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위치적으로도 외져 있다 보니 아직 찾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입소문에 오르내리면서 단골손님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수익을 내야하는 식당의 입장에서 수익을 전혀 생각 안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달뜬꾸러미 공동체 김기천 운영위원장은 “식당이 수익을 생각안할 수는 없지만 식당에서는 인건비만 충당하는 수준이면 만족한다”며 “공동체 가족들이 키운 농산물들을 보다 높은 가격으로 보다 많이 구입하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