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일제 강제징용에 끌려가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어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사지를 넘어 귀향까지’의 주인공 이상업 선생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지난 26일 별세한 고 이상업 선생은 자신이 16살이었던 1943년 일본 후쿠오카 가미야마다 탄광의 미쓰비시광업에 끌려가 지옥 같은 노동과 굶주림, 구타를 당하는 고통을 경험했다.
탈출을 결심하고 수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세 번째 만에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이상업 선생은 1948년 영암남초등학교를 시작으로 33년 동안 교단에서 후학양성에 정진해왔다.
이후 고인은 전남일보가 광복 45주년을 맞아 공모한 일제 강제 징용 수기 공모전에 자신이 직접 체험했던 일본강제징용자들의 비참했던 삶과 어느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했던 그들의 비극적인 죽음을 낱낱이 소개해 1990년 11월 1일부터 56회에 걸쳐 소개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국언 상임대표가 고인의 수기의 내용을 묶어 책으로 펴냈고, 역사적 자료 활용가치로도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아 지역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리기도 했다. 여기에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는 일제 강제 징용 실상이 일본 사회에 알려질 필요가 있어 지난달에는 일본어판이 제작된데 이어, 최근 2판이 발행되는 등 학생들과 일반인들 사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