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6년째로 저 역시 아직도 서툰 초보이지만 영암에 맞는 토종 약용식물을 찾아 약용식물 전도사가 되는게 꿈입니다”
도시에서 유명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업체를 운영하다 약초꾼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이가 있다. 군서면 이기례 씨가 그 주인공으로 귀농 6년차인 그녀는 남편을 따라 귀농한 뒤 축산업과 약용식물 재배에 몰두하고 있다. 
그녀가 영암으로 터를 옮기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학산면 상월리 인근 야산 1만2000여평을 구입해 9000여평에 황칠나무를 심는 일이었다. 해남 등에서는 황칠이 대규모로 재배되고 있었지만 영암에서는 황칠 재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으로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지만 이 씨는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재배에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영암에서도 황칠재배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은 얻었다는 점에서 이 씨의 도전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녀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산양삼을 비롯해 두릅, 잔대(딱주), 표고버섯 등 이런저런 약용식물 재배법에도 취미를 붙였다.
영암의 토양·기후 등에 가장 적합한 특용작물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것으로 일종의 미래에 대한 투자인 셈이다. 물론 그중에 몇몇은 실패의 쓴 맛을 봤지만, 선진 농가를 찾아 재배법을 배우고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들으며 심혈을 기울인 표고버섯에서는 재미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도시에서 살며 취미로 생각했던 약용식물을 생계를 위해 직접 재배하다보니 생각지 못했던 난관에 봉착한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도움을 청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고민 끝에 찾은 해결방안이 전문적으로 약용식물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었다. 목포대학교 농업마이스터 특용작물학과에 입학해 약초 전문가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자신과 비슷한 고민과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약용작물 연구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자신만의 기술적 노하우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다. 그녀의 목표는 약용식물의 전도사가 되는 것이다. 실수를 하며 얻은 소중한 경험을 통해 키워낸 자신의 약용식물들을 중국으로 역수출하는 꿈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제가 여유있는 삶과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귀농인들에게 귀감이 될 정도로 성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제 꿈을 위해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영암에 점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며 “당장의 이익은 많지 않지만 제가 관심을 갖는 분야에서 더욱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