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우 용 희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막을 내렸다. 1988년 조합장 직선제 부활 이후 지역별로 치러졌던 조합장 선거가 처음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되었기에 그만큼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막상 선거일정이 시작된 뒤에는 의외로 조용했다. 오히려 지역의 투표율이 90%에 육박했다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정책선거’를 기대했던 조합원들의 바람은 선거법에 의해 좌절됐었다. 후보자에게도 할 수 있는게 없었던 선거법 때문이다. 자신의 공약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4면 짜리의 선거공보물 밖에 없었다.

이는 음지에서 횡행하는 금품·향응 불법선거를 오히려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불법 선거 적발 건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간의 지방선거·총선·대선에 비해 2.5배 이상의 금품·향응에 의한 불법선거가 적발됐다고 한다. 금권선거를 방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했지만 결과는 반대였고 완벽히 실패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도 소견발표(공개연설)의 시간은 있는데 이보다 못한 조합장 선거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처음이기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치더라도 표출된 문제점은 면밀히 분석해서 반드시 보완해야할 것이다.
영암 지역의 조합장 선거결과 2~3개의 지역농협이 박빙의 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아직 불법선거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일단 선거는 끝이 났다. 선거기간 치열한 경쟁으로 자의든 타의든 간에 후보자들 사이에 반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조합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다시 하나된 마음으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자주적인 조직으로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조합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체다. 다시 말해 조합원이 협동조합의 주인이다. 따라서 선거의 승패를 떠나, 그리고 검찰수사의 결과를 떠나서 모두가 주인이라는 자세의 빠른 회복이 필요하다 하겠다.

또 조합장선거 당선자들에게는 축하와 함께 헌신과 열정으로 조합개혁에 힘써 농림축산인의 권익향상과 농림축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4년간 새롭게 자리를 맡게 된 조합장은 조합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조합원의 뜻에 따라 조합을 경영해 조합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