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민속씨름단이 설날 씨름대회에서 유감없는 실력을 과시하며 일각에서 제기했던 우려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군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부터 6일간 충남 예산에서 열린 2017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영암군민속씨름단이 백두장사(이슬기 선수), 한라장사(최성환 선수), 백두급 1품(정창조 선수), 금강급 1품(최정만 선수), 한라급 4품(박병훈 선수)의 성적을 거두며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이름을 씨름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특히 씨름판의 꽃인 백두장사(150㎏이하) 결정전은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였다. 대회 마지막날 열렸던 경기에서 영암군민속씨름단 이슬기 선수와 정창조 선수가 나란히 결승에 오르면서 이미 백두장사는 영암군민속씨름단의 몫이었다.
백두급 신흥강자로 주목받고 있는 정창조 선수와 계속된 무릎 부상으로 챔피언의 자리에서 물러나 있던 전통강호 이슬기 선수간의 맞대결의 승자는 이슬기였다.
팀 후배 정창조에게 덧걸이로 첫 판을 내준 이슬기는 두 번째 판에서 안다리 기술을 성공시켜 1-1로 균형을 맞췄다. 기세가 오른 이슬기는 세 번째 판에서 잡채기, 네 번째 판에서 밭다리 기술로 잇따라 정창조를 모래판에 눕혀 우승을 확정하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2012년과 2014년 양쪽 무릎 수술을 받고 기나긴 재활을 이겨낸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8일 열린 한라급(110㎏이하) 결정전에서도 영암군민속씨름단 소속 최성환 선수가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팀 첫 우승 타이틀을 안겼다.
16강부터 준결승까지 2-0 완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최 선수는 대망의 결승전에서 정읍시청 소속 박정의 선수에게 첫판을 내주면서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내리 세 판을 따내는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이며 지난해 설날대회에 이어 생애 3번째 한라장사에 올랐다.
특히 최성환 선수는 2013년 추석대회 당시 이만기 이후 30년 만에 대학생 한라장사에 등극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데다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17개의 장사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이주용 선수와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두면서 한라급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창단 후 첫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체급을 석권하는 예상 밖의 선전으로 영암군의 입은 귀에 걸렸다. 대회 6일 동안 KBS 1TV를 통해 생중계 되는 동안 씨름 유니폼에 달마지쌀이 직·간접적으로 알리면서 지역 농·특산물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여기에 영암군을 전국에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이에 따르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기태 감독은 “변화된 환경에서 묵묵히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성과를 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대회 기간 내내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전동평 군수님을 비롯한 영암군민, 향우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씨름이 국가무형문화재 제131호로 지정되고, 문화재청과 통합씨름협회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등 과거의 인기를 재현하고 있으며, 설날대회에서 신흥강호로 떠오른 영암군 민속씨름단의 향후 행보에 대한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