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달콤한 딸기 향 가득
체험비 저렴…인심은 ‘넉넉’

고구마가 유명한 미암면의 한 딸기 시설하우스 문을 여니 겨울에도 후끈한 공기와 함께 상큼한 딸기 향이 묻어온다. 좀 더 들어서니 바닥은 콘크리트 작업공간과 하얀 면포의 재배공간으로 깔끔하게 나뉘어 있다.
곱고 붉은 색깔을 띄고 탐스럽게 열려 있는 딸기 송이를 솎아내고 있는 일꾼들의 모습은 고설대 초록 딸기잎과 동화된 듯 자연스럽다. 미암면 선황리에 위치한 ‘월출산 꽃다리농장’은 김선학(67)대표와 부인 조현자(65)씨가 함께 2년 전 부터 딸기 농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 야생화에 조애가 깊은 인물로 통한다. 사단법인 한국야생화협회 영암군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대표가 딸기 농사에 뛰어든 것은 2년 전. 야생화 전시실을 준비하면서 이와 연계된 품목을 찾다 그동안 영암에서는 크지 못했던 딸기 농장을 시작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비닐 온실에 보일러, 환풍, 양액시비, 자동방제기 등 자동시스템을 갖춘 온실을 갖추는데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그리고 지역에서는 생소한 딸기 재배를 위해 인근지역인 강진을 찾아 재배기술을 배우며 홀로 딸기 농사에 매진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 딸기 농사였다. 농사를 시작한지 2년 동안은 실수의 연속이었다. 김 대표는 “딸기 원예작물이 순환이 빠른 탓에 수익은 좋은 편이지만 농사가 보통 힘든게 아니다”라고 그간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김 대표는 지난해 쉽지 않은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딸기 체험농장을 오픈 한 것. 도시와 인접해 있지만 인근 지역에 이러한 체험농장이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한 지난해 처음으로 딸기 체험농장을 시작했다.
딸기라는 과일이 연하기 때문에 체험 과정에서 열매가 물러지거나 모종이 상할 수 있어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것에는 그만큼 위험성이 따르지만 김 대표는 과감하게 추진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성수기인 3월과 4월까지 주말 이용객만 평균 20여 가족이 찾을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는 김 대표 특유의 친절함과 고설 재배방식이라는 친환경 농법으로 바닥에 흙이 없어 청결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딸기를 딸 수 있다는 점이 한 몫 했다. 사실 이곳에서는 딸기체험 외에 부가적인 체험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700g의 소쿠리에 한 가득 담아가도 1만원에 불과한 저렴한 체험비와 시설 내에서는 어느 정도 뱃속에 저장할 수 있는 김 대표의 넉넉한 에누리가 더해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다.
특히 씻지 않아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철저한 관리를 통해 키워낸 딸기의 맛도 이곳 농장의 매력 중에 하나이다. 김 대표의 꿈은 단순한 딸기체험농장 뿐만 아니라 딸기와 야생화가 한데 어우러진 공간에서 차도 마실수 있는 멀티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에는 3월 정도가 되어서야 딸기 체험농장을 오픈했는데 올해에는 설 명절 연휴 기간이 길어 오픈 시기를 앞당겼다”며 “제철을 맞이해서 싱그럽게 익어가는 유기농 딸기를 오감으로 만끽하는 경험은 도심 속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안성맞춤의 선택일 것이다”고 소개했다.
한편 딸기체험은 아무 때나 가능하며 체험문의는 010-4602-6913번으로 하면 가능하다. 주소는 영암군 미암면 선황로 310-11번지로 미암면 채지리 월창마을 입구에서 약 500m만 가면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