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2016년 12월 2일 / 제100호] 우리 할머니집 마실꾼들 이야기 - 19 영암우리신문l승인2016.12.02l수정2016.12.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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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조 정 (영암읍 출생)

암만 해도 땅꼬네 함마니가 가실랑갑써
이? 많이 구져시셌당가?
말로는 그만저만허니 눴다 앉었다 허신단디 내가 시방 오다가 땅꼬네 고샅서 불 나간 것을 봤단 마시
불을 봤어?
이, 꼬랑지 없이 말간 덩어리가 휙하니 용치 짝으로 갑데
오메 으차꼬 낼모레 소식 오것네
일은 참 큰일이네 나가 이라고 해서는 안 된디
으째?
그 아짐 자리 보전 했단 말 듣고도 죽 한 번을 못 써갔당께 그라고 가새불먼 낯바닥 들고 땅꼬 어매 보것능가 한동네서
나도 피차일반이여 복날이라고 닭죽 쓴 짐에 한 그럭을 광준네 고샅 담 너매로 냉개주고는 꼬치 따고 깨 비어서 뚜둘고 정신이 없었네야
으채야쓰고 암만 바뻐도 낼 아적 묵고 같이 디래다보세 머슬 해가사 쓰까?
밈이나 죽이나 써가야재 어짜것능가 살아서 밈 한 숟꾸락이라도 공궤해야제 죽고나먼 아무 소양 없어
그라세 시금자죽 쑤세
이, 우리가 올해 시금자를 나소 했네야 내가 시금자 두 홉 내옴세
그랄랑가 나를 주소 내가 거그따 쌀 섞어서 새복같이 쑬라네
잘 되얏네 나가 허먼 존디 손지 새끼들 밥 믹애서 학교 내보내야됭께 아침 손 노는 자네가 잔 해주소      
늦게 잡고 되게 친다고 우리가 아조 그짝 났구만
시금자 여그 있네 낸 짐에 쪼간 더 냈네야 자네 서방님 한 번 써디리소
으짜끄나 나까지 줄랑가 주니 좋기는 허네만은 나는 머스로 갚어사 쓰꼬이
이 사람아 내가 자네 덕을 얼매나 보고 사는 사람잉가 행이나 그런 소리 마소
내가 덕 보고 살재 뭔 소리여 어야 거그 배람박에 달력 내래서 여그 까세 깨 부서놓고 잔 고르세 어야 근디 땅꼬네 아짐이 자네 집허고는 각별헌 사이여이? 
그라재 그 아짐이 우리 시어마니하고는 둘도 없는 동무였니 그 아짐이 땅꼬 아배 한나 낳고는 생산을 못 했는디 우리 어마니는 열둘이나 낳능가안 암만해도 농사는 바쁘고 새끼들은 주렁주렁항께 그 아짐이 우리 시집 성제간들을 등거리서 안 띠고 살다시피 했다등만
속이 안온한 냥반이라 그랬을 거이네 그라고 산 사이먼 친이모보다 낫재  
존 냥반이라 가시는 때도 존 때로 받어 가실랑갑네 집집이 다들 가실도 끝나강께 성대허니 모시것네 
근디 오늘은 어째 정순네가 안 온당가 잔 오먼 쓰것구만
아까 시암에서 짐치꺼리를 짠뜩 시치데 저녁밥 묵고 치고 뒤아지 밥 주고 짐치거리 소금 쳐놓고 그럴라먼 잔 늦재
정순아배 시개서 성용이 아배 공자 아배 불러다 내일 생엣집 열어보락 해야 안 되것능가
그라믄 좋재 삼월에 초상 나고는 넣논 채로 있응께 거풍 허고 딱고 연꽃도 빠진 데 없능가 보고 그라믄사 좋고말고
어야 길자어매
이?
자네허고 나는 누가 먼저 갈끄나? 나가 먼저 가먼 자네가 내 생에에다 연꽃 한 송이 곱게 달어줄랑가? 냇갈 앞이서 생엣꾼들 다리 쉴 때 나 듣게 잔 울어줄랑가?
그라재 꽃도 달어주고 울기도 울어주재 자네 속을 내가 알고 내 속을 자네가 안디 울락 안 해도 눈물이 날 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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