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의 살인적인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후 317일간의 긴 사투 끝에 영면한 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노제가 열렸다.
전날 서울대병원에서 장례를 치른 후 지난 6일 광주시 금남로 민주광장에서 열린 노제는 고향인 보성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광주시 금남로에서 정형택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의 사회로 한계수 가톨릭농민회 광주대교구연합회장의 연보낭독에 이어 문경식 장례위원회 상임위원장과 김명섭 신부의 조사가 진행됐다.
특히 바리톤 정찬경 씨가 조가를 부르며 들꽃처럼 살다 영면에 들어간 故백남기 농민을 추모하기도 했다. 이어 광주전남교육문화원 ‘솟터’팀의 씻김굿으로 고인의 영혼을 달래고 금남로 민주광장에서 출발해 금남로4가, 대인시장, 계림오거리, 광고앞, 서방시장까지 운구를 행진한데 이어 영락공원에서 화장을 한 후 망월동 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또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에 도착한 후, 천주교식 장례로 1시간여간 열린 하관식은 무덤축복, 영구안장, 헌화, 청원기도, 흙 덮음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노제에는 지역에서도 영암군농민회, 민주노총영암군지부, 전교조 소속 교사 등 약 5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동참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고인의 아들인 두산씨는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아버지가 꼭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인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대회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이후 317일째 병상에 누워있던 중 지난 9월 25일 오후 1시58분 숨졌다. 하지만 백씨의 사망원인을 밝히겠다며 경찰이 부검영장 신청과 재신청, 조건부 영장발부, 백씨의 사인을 둘러싼 의료계 논란 등이 지속됐다. 이에 장례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다가 경찰이 부검을 포기하면서 41일만인 지난 5일 민주사회장으로 거행됐다.
고인의 장례식이 진행됨에 따라 영암군청 앞 광장에 마련되어 있던 빈소도 지난 4일 민주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의 마지막 분향을 끝으로 철수하는 대신 백남기 농민 사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했다.
영암군농민회 정운갑 회장은 “40여일동안 분향소로 인해 지역민들에게 불편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양해해주시고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비록 분향소는 철거하지만 고인의 고귀한 뜻과 치열했던 실천의 삶을 가슴깊이 새기며 침묵하지 않고 올곧게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이루어 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