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종을 중심으로 지역을 강타한 벼 수발아 문제와 통합RPC관련 간담회가 열려 여러 가지의 정책적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8일 영암농협 조합장실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영암군통합RPC 대표조합인 영암농협 박도상 조합장과 최대후 통합RPC대표, 박찬직 전무 등 농협 관계자와 영암군 농민회 정운갑 회장, 마삼진 사무국장, 강명구 농협개혁특별위원장 등 농민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의 화두는 수발아 문제였다. 특히 농민회 측에서는 수발아 피해에 대한 농협의 태도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월출산농협의 경우 농협의 장려품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발아피해가 발생한 쌀은 모두 수매를 거절한 사례를 들어 차등수매까지는 이해해도 수매를 거절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민회 측은 수발아의 문제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농협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협 최대후 통합RPC대표는 이번 수발아의 피해는 일반적으로 10월이 되면 기온이 15도가량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올해의 경우 20도를 유지하면서 수발아 현상이 심화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내년도에도 수발아가 발생한다면 품종을 변경해야 하는데 지역상황에 맞는 품종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도상 조합장도 쌀 값 폭락과 수발아 피해까지 겹친 현재의 상황을 두고 진퇴양난이라고 전제하고 농민들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농협이 생산부터 어느 선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만하더라도 대풍을 예상하고 쌀값 폭락을 걱정해야 했는데 갑작스런 비로 수발아가 발생으로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겨난 상태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농협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농협이 똑같은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농협의 입장을 농민회에 전하고 협조를 부탁했다.
정운갑 회장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수발아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는 등 행정의 늑장대응에 대해 지적하고 이제라도 행정과 농협, 농민이 힘을 합쳐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발아 문제에 이어 통합RPC와 관련된 문제도 논의됐다. 박도상 조합장은 정관상 총회에는 법인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해 농민단체 대표들이 사외이사로 참여하는 방법을 제의했다.
이에 마삼진 농민회 사무국장은 정관에 법인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맞으나 조합의 대표가 꼭 1명만 참석하라고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각 농협의 대표로 1명이 아닌 2~3명이 참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특히 이 사안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농림부에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농협과 농민단체가 추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 내년 품종단일화와 통합RPC 운영공개 등에 문제도 추후 논의를 통해 풀어나가기로 했다.
박도상 조합장은 “농사는 70%를 하늘이 지어주신다는 말의 의미를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 들어 그 뜻을 알 것 같다”며 “농촌이 처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고 앞으로 농협이 농민들에게 고마운 농협이 될 수 있도록 독려와 격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