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나라 때 편찬된 ‘명심보감(明心寶鑑)’은 ‘마음을 밝게 해주는 보물과 같은 거울이 되는 교본’으로 지금 시대에도 다양한 이본(異本)들이 출간되며 널리 읽히고 있다. 
총20편에서 제1편인 ‘계선편(繼善篇)’은 ‘착한 자에게는 복이 오고 악한 자에게는 화가 미친다’는 굳은 신념에서 선행을 권장하는 옛 금언들을 모아놓았다. 그중 ‘景行錄(경행록)曰(왈) 恩義(은의)를 廣施(광시)하라’라며 경행록(중국 송나라 때 지어진 저자 미상의 서적으로 ‘떳떳하고 밝은 행위를 하라’고 가르친 책)의 구절을 인용했다.
“경행록에서 말하기를 은혜와 의리를 널리 베풀라”라는 의미이다.
초록의 새순이 아른거리지만 벌써 대설(大雪)이 코앞이다.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옷을 여미게 하지만 마음마저 움츠리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마음을 나누는 훈훈한 이야기들이 간간히 들려오는 가운데 ‘영암’의 겨울은 훈훈함이 넘쳐 뜨거운 기운이 느껴진다.
형편이 어렵고 몸이 불편한 이웃들을 찾아 연탄을 나누는가 하면, 김장 김치를 담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영암의 나눔 열기는 언 손을 녹일 정도다. 또 최근에는 연말을 맞아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는 ‘몰래 산타 행사’도 준비 중이라고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일들이 계속된다면 우리 영암은 더없이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라 여겨진다.
지난해 이맘때 즈음에 남루한 차림의 한 중년여성이 영암문화원을 찾아 ‘성탄절을 맞아 부모 없는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었으면 한다’며 익명으로 기부를 했던 적이 있다. 조건없이 사랑을 나누며 지역 사회에 감동을 주었다.
올해도 역시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일이 있었다. 길거리에 떨어진 돈 봉투를 주인에게 되돌려줬던 이야기다. 인적사항은커녕 상식적으로 주인을 찾는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지만, 돈 봉투를 주웠던 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주인에게 돌려주었던 것이다.
돈 봉투를 분실했던 분의 딱한 사정도 더해졌고, 주인을 찾으려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음에도 사례마저 거절하며 한 편의 아름다운 지역 이야기를 만들어 냈었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져 ‘마음을 밝게 해주는 보물과 같은 거울’, 바로 명심보감의 구절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복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널리 베풀어 황금보다 값진 보물들이 가득한 세상을 이루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찮은 일로 보여질 수 있겠지만, 이러한 일들이 모이고 모여 스스로 보물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영암으로 알려지게 될 것이다.
주위를 한 번 더 살피며 더 따뜻한 이야기로 넘치는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