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며 배우는 NIE 수업…사고력이 ‘쑥쑥’

“오늘 신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기사나 재미있는 기사, 알리고 싶은 기사는 무엇이 있을까요? 자유롭게 얘기해보세요”
신북중학교 1학년 교실. 조미옥 수석교사가 묻자 신문을 뒤적거리는 아이들의 손이 바빠졌다. 신문광고에 나온 정보를 정성스럽게 오리는 학생들로부터 스포츠와 연예 섹션을 뒤적거리는 학생들까지 한 신문에서 학생들이 찾아내는 정보는 다양했다.
이날 교실에서 가장 많은 아이들이 관심을 나타낸 기사는 ‘인터넷 게임 중 욕했다간 모욕죄 덫’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연예인들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기사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방향이었다.
의외의 결과에 학생들은 “신문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기사로 배우는 것이잖아요. 인터넷을 하면서 욕설이나 악플을 달아도 모욕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조미옥 교사가 맡은 지난 13일 오전, NIE 수업시간의 풍경이다. NIE는 Newspaper In Education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신문 활용 교육’이다. 사실 농촌의 학교에서는 NIE 수업이 진행 생소할 수 있을 법하지만 신북 중학교 학생들은 이미 신문으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해야 할 지 스스로 찾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수업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교실 한 켠에 비치된 신문들 중 눈에 띄는 기사를 찾아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 몇몇의 학생들은 신문 하단 광고모델 얼굴에 낙서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 또한 NIE 수업의 한 모습이다. NIE 수업이라는 것 자체가 답이 없는 것이고 학생들이 신문을 갖고 놀이를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신문과 친해지고 그 속에서 정보를 얻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반의 실장 이다은 학생이 뽑은 이번 수업 시간에 읽은 신문 기사 중 가장 알려주고 싶었던 기사 역시 ‘인터넷 게임 중 욕했다간 ‘모욕죄 덫’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다은 학생은 “친구들 중에 리그오브레전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찬 학생은 신문기사 옆에 게임 중독에 빠진 캐릭터 모습을 그려 단순히 인터넷 게임상의 욕설이 모욕죄에 해당된다는 정보 뿐만 아니라 게임중독으로 인한 폐해까지도 신문기사를 통해 유추하고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에게 전달했다.
지면신문 수업이 한창 진행될 즈음 생소한 물건이 아이들 앞에 놓였다. 바로 테블릿PC였다.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라는 타이틀에 맞게 NIE수업도 지면신문이 아닌 테블릿PC로 진행되는 것이다. 어쩌면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수업 방식일 수도 있겠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관심이 있는 기사를 포털사이트에서 클릭해 보고 그 기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거나 요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갤럭시 노트7 생산중단이나 코리아페스타 등과 같은 시사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을 유감없이 나타냈다.
박서연 학생은 “갤럭시 노트7이 출시돼 관심이 많았고 갖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배터리 불량을 시작으로 결국에는 단종 됐다고 하니 아쉬워요”라며 “하지만 신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됐어요”
수업이 끝난 뒤 김예은 학생은 “신문은 우리 같은 학생이 읽기에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저와 같은 또래의 이야기들일 수 있고 저와 가족에게 직접 연결되는 내용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됐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업을 진행한 조미옥 교사는 NIE활동의 장점에 대해 “NIE 수업은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므로 교과 공부를 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라며 “공부 방법 뿐만 아니라 국어, 수학, 과학, 영어 등 다양한 교과목을 신문에서 살아있는 지식으로 만날 수 있어 아이들도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