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가을이 ‘국화축제’라면 ‘왕인문화축제’는 영암의 봄을 상징한다.

이 벚꽃 축제가 이제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특히 영암문화관광재단이 설립된 이래 처음 치러지는 지라 그 의미와 기대가 남다르다. 그래서인지 영암문화관광재단과 영암군향토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주제를 ‘시공 초월 : 왕인의 문화, 빛이 되다!’로 선정하고, 새로운 축제 도시로서의 영암을 널리 알리고자 주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더욱이 ‘올해 개최되는 문화관광 축제 중 가장 먼저 봄의 서막을 여는 만큼 그동안 쌓아 온 명성에 걸맞게 차별화된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대목만 보더라도 성공 개최를 위한 주최 측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바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우려와 걱정이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선 영암군과 왕인박사유적지 내 한옥시설 임차인 간 사용기간 연장을 둘러싼 분쟁을 들 수 있다. 군은 당장 이번 축제에서, 현재 군이 개발 중인 굿즈 판매와 아트 카페 운영, 영암 시니어 클럽 도시락 판매 사업 등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5년 임대계약 기간이 만료된 한옥시설을 비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임차인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라도 사용기간 연장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축제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로 기상 여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축제 기간 중에 벚꽃이 만개해야 하는데, 밤과 낮의 기온 차가 심하고 고르지 못한 상태에서 개화 여부를 쉽사리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는 자연적인 현상이라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제약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함께 힘을 쏟아야 할 부분은 ‘왕인문화축제’의 성격과 취지를 최대한 살리는 일일 것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당시에 왕인박사 일행이 천자문과 논어 등 유학(사상)을 일본에 전파했다는 사실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왕인박사가 직접 전파한 논어(論語)의 위정(爲政) 편에도 나와 있듯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는 천자문 경시대회나 논어 성독 대회 같은 고유한 프로그램들이 한층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