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군친환경농업협회장 김봉식

친환경농업은 1977년에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고 지금까지 반백년에 이르는 세월동안 관심과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친환경농업의 정의는 계속 변해왔다.

얼마전까지 사용하던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ㆍ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라는 문구는 최근에서야 ‘농업과 환경을 조화시켜 농업의 생산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농업형태로서...’로 변경되었다.

50여년 만에 친환경농업의 정의를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정의는 바로잡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농약안친 농산물’로 인식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을 인증하는 국가인증시스템에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잔류농약의 검출여부로 친환경농산물을 규정하고 있다.

생산자들의 인증시스템 개선의 요구는 소비자들의 신뢰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묵살되곤 했다.

우선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친환경농업 초창기에는 화학합성농약의 피해가 심각했다. 독성이 심해 땅의 오염은 돌이키기 힘든 정도였고, 농민들도 농약중독으로 쓰러져 나가곤 했다.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져 몸에 해롭지 않은 농산물로 친환경농산물을 찾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환경파괴에 따른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환경을 지키는 것은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친환경농산물을 안전한 먹거리로 인식하던 시절은 선택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인류생존의 문제로 선택을 넘어선 반드시 해야 하는 강제사항이 된 것이다.

환경을 지키는 먹이활동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같이 해나가야 하는 인류의 과제로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보다 생산자들의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에 동참한다는 자세로 친환경농산물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친환경농업은 강제와 의무사항으로 인식해야 한다.

환경파괴는 이윤을 위한 자본주의의 무한경쟁에 원인이 있다.

나만 잘 살면 돼, 우리만 잘 살면 되는 풍토에서 공익은 사치였다. 혹자는 친환경농산물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하는데 자본주의의 폐해를 자본주의 방식으로 풀려는 모순을 담고 있다. 관행농가에는 환경개선분담금을 부과할 수도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먹거리중 일정 부분을 친환경으로 할당하는 의무를 부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친환경농산물 소비확대를 위한 친환경농산물 의무사용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전남은 전국친환경농업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도개선을 통해 친환경농산물 소비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전남은 친환경농산물을 생산도 많이 하고 소비도 많이 하는 친환경농업의 메카로 인식되길 바래본다.

영암군에서 소비되는 농산물중 영암산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실태조사를 해보고 로컬푸드 생산자들과 함께 해 영암산의 비중을 높여가는 것과 이왕이면 친환경으로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