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의 무도인들이 영암을 찾았다.
지난 20일 영암군 기(氣)예무단 박희량 단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3박 4일의 일정으로 영암을 찾은 20여명의 방문단은 기(氣)의 고장에서 심신을 수련하고 지역 대표 관광지를 돌며 남도의 아름다운 정취를 자신들만의 추억의 앨범 속에 고이 담았다.
이번 방문은 해동검도 영암수련원 박희량 사범과 이강종 세계합기무도협회 부회장의 인연으로 갑작스럽게 추진됐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매년 ‘성지순례’차 한국을 방문하는데 올해에는 기예무단 박희량 단장이 있는 영암을 방문지로 택했다.
갑작스런 제의에 박희량 단장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외지인 방문, 특히 외국인 단체가 자신을 통해 방문하는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숙박 장소와 음식이 문제였다. 외국인들의 취향과 입맛을 모르기 때문에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몰랐다.
이에 박 단장은 급히 군에 S.O.S를 보냈다. 박 단장의 구조요청의 처음 군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지만 이내 협조적으로 이 부회장 일행의 방문을 적극 도왔다. 일단 숙소는 군서에 위치한 한옥펜션 형태인 남향재로 정했다. 물론 서양인들의 취향에 맞는 호텔과 콘도 등을 고려했지만 기왕이면 한국적이고 영암스러움이 서려 있는 한옥 형태의 숙박업소가 오히려 낫다고 판단했다.
반응은 대만족이었다. 영암을 찾은 유럽의 무도인들은 월출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자연과 조화롭게 지어져 있는 숙소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정식외교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동평 군수가 직접 초청해 만찬도 함께하는 등 국빈급으로 예의를 맞춰 맞이하는 등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기도 했다.
또 일행들은 고즈넉한 분위기와 고풍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도갑사와 현대적인 예술이 집합되어 있는 하정웅 미술관 등을 찾아 영암의 역사와 예술을 접하면서 다시 한번 영암의 매력에 매료됐다.
이어 박 단장의 안내를 받아 340년이라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안용당의 인근 대나무 숲을 찾은 일행들은 기 호흡을 통해 마음을 수련하고 진검으로 직접 대나무를 자르는 등의 몸을 수련하는 과정을 거치며 힐링의 시간을 만끽했다.
특히 방문 마지막 날에는 박 단장이 이끄는 기무예단의 무예시범과 한국민속무용단 공연 등이 펼쳐져 외국에서 온 무예인들에게 한국의 무(武)와 예(藝)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강종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비행기 12시간, 버스로 4시간을 걸려 영암까지 오면서 힘들었고 무엇보다 제자들에게 미안했다”며 “하지만 지자체의 환대와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광에 제자들 또한 좋아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고 군수님과 박 단장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암군은 이번 이강종 부회장이 이끄는 방문단과 우호 교류를 맺는 것은 물론 향후 문화·스포츠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기로 협의하고 내년 왕인문화축제에서 무도 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우리의 우수한 문화와 예술을 알리고 일본 아스카문화의 시조인 왕인박사의 얼을 담아 소통과 상생의 정신을 받들어 한류의 근원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