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인 11월 11일은 제28회 농업인의 날이다.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도에서 1997년에 농업인의 날로 명칭을 변경하여 법정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

영암군민과 농민들은 농업인의 날에 영암농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선, 11월 4일을 마지막으로 그간 민관 거버넌스로 영암군 농업에 대한 종합적 의견을 조율해왔던 영암군 농정혁신위원회는 민간부문 위원장의 임기와 본 위원회 위원들의 임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위원들의 선임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전임 군수시절 만들어진 조직인데다가 우승희 현 군수의 관심 밖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군수의 생각은 조직개편과 예산편성으로 최종 표현된다.

지난 2022년 9월 친환경농업과가 농업해양정책과와 농식품유통과로 분리 신설된 지 1년여만에 민선8기 2차 조직개편안이 기획행정국 문화복지국 농업경제건설국 등 3국 18과 2사업소 체제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농산물 가공 유통과 먹거리 기능을 전담해온 농식품유통과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해있다. 영암군 지방민간보조사업 성과평가 용역보고서 후속조치안인 일몰 81 사업변경 40 감액 41 등 162건 보조사업 폐지 통폐합 감액조치에 따라 각종 농업예산과 농업관련 보조사업도 줄줄이 축소 내지는 폐지 조치를 면하지 못할 것 같다.

가을걷이가 거의 마무리된 들녘은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는 나락값처럼 허망하고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 윤석열 정부가 입버릇처럼 떠든 쌀값 80kg 20만원 주장은 2019년 목표가격인 21만 4천 원보다 턱없이 낮은데다 물가상승률은 물론 코로나19 펜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폭등한 유류대와 비룟값 등 올해까지 계속된 생산비 인상분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80kg 쌀값 20만 원을 단순 나락값으로 환원해도 40kg 기준 7만 2천 원은 돼야 할 나락값은 현재 6만 원 선이 붕괴돼 5만 8천 원까지 추락했다. 나락가격 사후정산제도 우선지급금 6만 원을 지급한 지역농협의 저장시설 앞마당은 취급물량을 초과해 산더미처럼 야적된 상태이다.

농민들이 노심초사 마음을 졸이며 가을걷이를 할 때, 농협의 임직원들이 수확기 내내 밤을 밝혀 철야작업을 해도 밀려드는 물량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을 때 우승희 군수는 야식을 사들고 현장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나락먼지를 뒤집어 쓰며 한 삽이라도 저장시설에 밀어 넣어 보았는지 궁금하다.

사람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와 잘하는 일에 집중하게 돼 있다.

추측컨대 우승희 군수가 농사에 대해 손을 붙여보았다면 어린시절 부모님의 일손을 도왔던 지 아니면 대학시절 농촌활동을 해본 경험 정도일 것 같다. 도의원으로 일한 8년 동안도 농업분야에서 일하지는 않았다. 본인이 농업에 대해 모른다면 누군가 정책적 보좌를 받을 만한 사람을 잘 두어야 그나마 기본이라도 할 것인데 우승희 군수의 농업분야 정책보좌는 누가 하고 있는 것일까?

농업인의 날을 며칠 앞두고 존중받아야 할 농민들은 오늘 군청 앞에서 우승희 군수를 규탄하는 영암농민 1차 결의대회를 연다고 한다. 영암군의 중장기 농업 청사진은 물론 단계별 분야별 과제와 시급한 현안들에 대한 해법들이 제시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공비축미 수매하는 날 공판장에서 좌판이나 한두 개 두드리고, 농업인의 날 기념식 때 주무부서에서 대신 써준 축사나 읽는 것이 군수의 역할이라면 영암농업의 미래에 대해 더 무엇이 궁금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