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영암군 독립운동사가 나왔다. 광복 87년 만에, 영암군의 지원을 받아 영암학회에서 ‘일제 강점기 영암군 현황 및 독립운동사’를 펴냈다. 그 동안 우리 영암군 역사문화 분야에서 가장 미흡하였던 독립운동사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자료가 책자로 발간됨으로써, 의향이자 예향인 우리 영암군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책자에는 우리 선현들의 독립운동 배경을 이해하기 쉽도록 제1편에 일제강점기 영암군에서 발간한 각종 자료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1년여 동안 회원들과 함께 책자 발간에 매진해온 영암학회 이영현 회장에 따르면, 이번 독립운동사 책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이나 연구원 등 외부 전문가가 아니라 영암군에 거주하는 순수 향토사학자들이 국사편찬위원회와 국가기록원 등의 자료를 직접 찾아 번역하고 편집하여 발간하였다는 점이다.

둘째, 영암군 독립운동사를 33가지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따라서 이 책자에서는 현재까지 국가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한 분들은 물론, 그 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분들의 독립운동 자취까지 살펴볼 수 있으며, 독립운동가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기기로 하였다.

셋째, ‘항일독립운동 개관’을 첫머리에 제시하면서, 일제 강점기 동안 영암군에서 벌어진 독립운동과 영암군민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과 일본, 만주 등지에서 벌인 독립운동 재판 기록과 언론 보도들도 하나로 묶어 발간했다. 이로써 일제 강점기 우리 선조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나라를 위해 헌신했는가를 시대순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넷째, 국가기록원의 독립운동판결문(번역본)을 저본(底本)으로 하면서도, 국가에서 아직도 미공개로 하고 있던 자료들까지 일일이 찾아 번역하고, 일부 ‘비밀경찰요사’나 경찰과 검찰의 ‘신문조서’, 당시의 언론 보도, 그리고 선배 향토사학자들이 남긴 자료와 일본의 도서관 자료들까지 조사하여 게재함으로써, 영암군 독립운동의 큰 줄거리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다섯째, 국가보훈처의 서훈 현황과 대조하여, 지금까지 파악된 독립운동가 176명의 명단을 색인으로 제공함으로써 당시 이분들의 활동 상황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하였다.

여섯째, 영암군 독립운동사를 중심에 두고 1894년 갑오경장부터 1953년 휴전시까지 영암군 현대사 연표를 제시함으로써 영암군 독립운동사가 영암군 의병사와 근현대사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일곱째, 일제 강점기 영암군에서 편찬한 지지(地誌)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1930년 ‘영암군세일반’과 일본인이 편찬한 ‘전남사정지(全南事情誌)’ 영암군편’, ‘호남평론’의 ‘영암군정형’, 그리고 일제 강점기 동안 영암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효도카즈오(兵頭一雄)란 인물과 영암군청 위에 군림했던 영암신사(靈巖神祀)의 정보를 자세하게 제공함으로써 당시 독립운동이 어떤 상황 속에서 펼쳐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지난해 영암문화원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국가기록원에 묻혀 있던 ‘1953년 영암군향토사’를 찾아내어 60여 년 만에 발간한 데 이어 금년에 ‘일제강점기 영암군 현황 및 독립운동사’를 발간한 영암학회는 앞으로도 방치된 영암군 향토역사문화 자료를 발굴하고 책자로 편찬하여 영암군 향토사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