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영암우리신문 김경화입니다”

“영암우리? 그~~ 뱀?” “지네가 그렇게 무섭소?”

취재 현장에서나 명함을 전하는 자리에서 영암우리신문을 본 독자들의 반응이다.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읽혀지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체험한다. 이렇듯 매우 사적인 일기에도 공감하고 관심을 주고 있다니 가슴이 뭉클했고, 관심에 적잖은 위로가 된다.

수리하던 집은 내부 공사가 종료되어 7월 말에 서울집을 정리하고 이사했다. 폭염이 한 창이던 때에 이사하면서 애를 먹었다. 에어컨은 이사 5일 후에 설치되어 그사이 찜통 같은 더위와 열대야로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약해진 담을 다시 쌓기 위해 철거했다. 밤에 담 없는 집에서 지내려니 겁이 나기도 한다. 마당과 담 공사를 동시에 하고 있다. 추석 전에 정리하고 가족들과 명절을 영암에서 보낼 계획이다. 말 그대로 계획이다.

말복 점심시간에 동네 이웃분들이 자주 모이는 마을회관에 다과를 마련하고 이웃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집수리하는 동안 관심 가져 준 이웃분들과 정식으로 인사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사석은 처음이라 긴장도 된다. 많이 어색하고 뻘쭘할텐데... 어떻하지?

인턴기자 100일과 달리 초보 귀촌인으로 100일은 미리 점검하고 준비할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없이 이사하게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집수리 맡아주신 목수님 덕에 집 지으면서 10년은 늙는다는데 공사하는 동안 난 걱정 없이 신문사 업무 숙지하고 파악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하숙 생활 불편하지 않게 마음 써주신 대표님과 사모님께도 감사한 마음이다. 서울 이사 마무리까지 도와준 서울 이웃들에게는 영암의 무화과를 보내 인사를 대신하려 한다.

금요일 새벽에 이사하고 이틀 뒤 일요일 아침에 우리 집 마당에 뱀(유혈목이)이 출현했다. 이사를 도우러 온 서울 가족들이 보았다. 고양이를 키워야 한다, 백반을 뿌려야 한다, 제초제를 주위에 뿌려야 한다 등등 해서 들고양이 자주 출몰하도록 고양이 밥을 집 근처에 마련했고, 백반을 뿌리고, 제초제와 어깨에 매고 뿌리는 분무기를 장만했다. 실내에서는 가끔 콩벌레가 나오기도 한다. 아직도 많이 신경 쓰이고, 적응은 생각보다 오래 걸릴 듯하다.

이사 마치고 가족들과 주말에 기찬랜드에 다녀왔다. 군민임을 확인하고 무료로 입장했다. 에어컨 사용 못해 식지 않은 열기와 이사로 지친 피로를 시원하게 날렸다. 휴가 잘 보내고 서울로 올라간 가족들은 월출산 기찬랜드 계곡의 시원한 물과 좋은 공기를 부러워한다. 물론 걱정하고 염려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사람 사는 곳이니 나도 살아낼 것이다.

귀촌한 나를 통해서 영암을 알리고 귀촌의 좋은 예가 되길 바라본다.

좋은 기자로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오늘에 집중하며 살아갈 것이다. 100일 전보다 나아지고 있으니 희망적이다.

이렇게 영암은 서툴고 부족한 생면부지 내게 인생 2막의 터전이 되어간다.

난 영암 어디든 익숙해지고 마치 고향인 듯 이웃들과 살아가게 될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