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 장기화로 인해 조선업 위기가 심각한 국면이다. 정부주도로 조선소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이로 인한 대량해고사태와 관련 산업 붕괴 등 사회 전반으로의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일감 부족 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회사 생존을 위해 과장급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최대 40개월 치의 기본급과 자녀학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희망퇴직 대상자는 대략 70~80명에 이른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사무직에 그치지 않고 생산직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희망퇴직 신청서 접수를 마감하면 희망퇴직 권고 단계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임대로 운영되어 오던 현대삼호사원아파트를 분양으로 전환하고 분양을 희망하지 않는 세대는 퇴거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비핵심 자산인 사원아파트 일부를 분양으로 처분함으로서 현금의 유동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노조 측에서는 이번 사원 아파트 분양전환이 사원들의 복지를 축소시키고, 수리비를 떠넘기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삼호중공업은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구조조정과 관련해 다소 과장된 소문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신청 받은 것은 사실이고 정확한 숫자를 밝히기는 조심스럽지만 희망퇴직 인원이 70~80명에 이른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향후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용·세수는 줄고 임금체불 늘어 ‘악화일로’
하지만 지역의 최대 공룡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이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착수하면서 협력업체나 하도급 업체 등은 더욱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현재 현대삼호중공업 사내 협력업체는 70여곳으로 근무 인력은 9천여명 정도이다. 그나마 올해에는 42억이라는 실적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구조조정에 따른 파장은 그리 크지 않지만 현대삼호중공업의 구조조정 규모에 따라 인력을 줄이거나 공장을 축소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외 협력업체는 상황이 다르다. 선박블록을 제조하는 A사의 경우 지난해 중순부터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예년보다 40%이상 감소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신규수주물량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엔진(E블럭)·선수(F블럭)·선미(A블럭) 등의 일을 도맡아 하면서 상시 인력으로 100여명이 근무했지만 지금은 50%이상을 감축했다. 인력을 대거 감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야간이나 주말 잔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수주절벽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4년 1만 2천여명에 달했던 고용수치가 지난해 1만1천여명으로 1천여명을 줄어들어든 실정으로 올해에는 1만여명이라는 마지노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조선업 종사 인력이 줄어들면서 대불산단 주변 원룸촌을 비롯해 지역상가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삼호읍의 한 부동산관계자에 따르면 대불산단 주변에 밀집해 있는 원룸 건물마다 빈방이 3~4개씩이 나와 있을 정도로 예전에 없던 공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대삼호중공업과 대불산단 주변 식당들도 당장 매출에서 예년보다 30%이상 줄어들어들었다고 아우성이다. 이러한 조선경기의 불황은 영암군의 세수와 체불임금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영암군이 현대삼호중공업과 사내협력사들로부터 받은 세금은 2013년 153억8천만원에서 2014년 75억1천만원으로 반토막 났고, 2015년에는 96억2천만원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어든 반면 체불임금은 2013년 123억7천900만원(3천513명)이었으나 2014년 129억6천만원(3천547명), 2015년 166억7천300만원(4천410명)으로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2013년을 기점으로 조선업종 불황이 시작되면서 지역경제에도 여파가 누적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상대적으로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도산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한 고용 감소, 체불임금 급등 등의 심각한 사태가 예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