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창고 위약금 부과하던 한전…‘단속 중단·제도 개선’ 약속

서삼석 의원, 한국전력 ‘농작물 저온창고 단속’ 비판
나락·배추 O, 쌀·김치 X…‘농산물 정의 개정’ 필요
[2023년 2월 10일 / 제403호]
이유리 기자l승인2023.02.10l수정2023.02.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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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농작물 저온보관창고에 농산물 가공품을 보관한다는 이유로 위약금을 부과하는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조치는 농업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사업 취지와도 정면으로 위배되어 국가 책임을 방기한 것에 다름아니다는 지적이 강력히 제기되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서삼석 의원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의 애매한 규정에 근거한 위약금 부과로 인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소형 농작물 저온보관창고 건립 및 개보수 지원 사업의 취지가 몰각되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 사업은 농작물 유통과정에서의 품질 저하를 방지하고 상품성을 향상시켜 농가소득 증대 및 소비자 신뢰를 도모하기 위해 2010년에 도입되었다. 

단속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규정이 없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한전 영업업무처리지침 제7장에서는 ‘농작물 및 보관 목적의 단순 가공한 농작물만 보관 가능하다’고 적시하고 있을 뿐 무엇이 원물이고 가공품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나락과 배추는 허용하는 반면 쌀과 김치는 위약금 부과 대상이 되어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서삼석 의원은 “농가에서 농부 손으로 재배한 배추를 이용해 직접 담근 김치가 단순 가공이 아니라면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꿎은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한전의 ‘저온보관시설 및 단속 현황’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13만9328개의 소형 농작물 저온보관창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2022년 단속건수는 126건, 위약금 부과는 5억9600만원에 달한다. 이는 2021년 34건, 9700만원에 비해 건수로는 3.7배, 금액으로는 6.1배 증가한 수치다.

서삼석 의원은 “농업 분야 난방비, 전기요금 폭등으로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원은커녕 기존의 지원정책마저 뒤흔드는 일이 과연 국가가 할 일인지 묻고 싶다”라며 “되풀이되는 농산물 가격 폭락사태로 인해 농촌에서 생산한데로 다 적정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도 아닌 현실에서 쌀이나 김치 등의 가공품으로라도 저장하여 자체 소비라도 하게 해주는 것이 현실적인 처사이다”라고 지적했다.
수산물에 대한 2022년 7월의 대법원 판결도 ‘물류센터에서 생산한 군납용 수산물 가공품을 보관하는데 수협이 농사용 전력을 사용한 것이 한전과의 계약 위반이 아니라고 판시’하여 가공품인지 여부가 농사용 전력 사용에 제한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서삼석 의원은 “수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농촌의 현실이 무시된 한전의 처사는 시급히 재고되어야 하며 농산물의 정의 규정에 얽매인 불가피한 조치라고 한다면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상의 농산물에 대한 정의규정을 고쳐서라도 가뜩이나 폭발 직전의 농민여론에 불을 당기는 처사는 지양되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전남도의회 박형대(장흥, 진보당)·오미화(영광, 진보당) 의원은 농민단체와 함께 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최근 농업용 저온저장고 사용에 대한 농사용전력 적용 확대를 촉구하고 부당한 전기단속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기자회견 후 박형대 의원은 전농 광주전남연맹 이갑성 의장을 비롯한 농민대표단과 한전을 방문하고, 한전 솔루션 본부장·광주전남본부장 등 4명의 한전 측 대표와 협의를 진행했다.

박형대 의원은 ‘기본공급약관은 산업통상부장관의 인가 또는 명령에 의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시급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한전은 조속히 정부와 협의하여 농사용전력에 대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협의에 따라 한전 측은 저온저장고 사용 품목 확대 등 농사용전력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제도개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농사용 전력(저온저장고, 건조기)에 대한 단속 및 계도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제도개선 과정에 농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올들어 한전이 구례군을 시작으로 농업용 저온저장고에 대한 전기단속을 전남 곳곳에서 시행하면서 농촌사회가 불안에 휩싸였다. 현재 한전의 기본 공급약관에 의하면 농업용 저온저장고에는 1차 농산물만 보관이 가능하고, 쌀, 김치, 고춧가루 등 가공품은 제외돼 있어 이를 위반하면 한전은 농가에 수십만에서 수백만 원의 위약금을 부과해왔다.

이유리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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