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용사가 코트에 다시 돌아왔다”

[2016년 6월 3일 / 제76호] 2012년 일선에서 물러났던 베테랑들 의기투합 / 넘치는 열정과 끈끈한 팀워크로 ‘최정상 우뚝’ 장정안 기자l승인2016.10.05l수정2016.10.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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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동네예체능’이라는 예능 TV프로그램에서 배구가 집중 조명되면서 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통 6명이나 9명으로 이뤄진 두 팀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손으로 공을 주고 받는 경기인 배구는 상대 선수와 몸으로 부딪치는 경우가 없어 농구보다는 덜 격렬하지만 순발력이나 운동신경이 떨어지면 하기 힘든 스포츠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삼호무화과 시니어팀은 이러한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부정적인 시선을 깨나가면서 정상의 위치에 올라 타 클럽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5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31일 삼호중앙초등학교 체육관에서는 배구연습이 한창이었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과 공을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거친 숨소리는 일반적인 동호회와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
창단 6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삼호무화과시니어팀(이하 삼호무화과) 소속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이면 삼호중앙초 체육관에 모여 남 못지 않은 배구에 대한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삼호 무화과라는 팀명 뒤에 붙은 ‘시니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삼호무화과 팀은 50대 이상 회원들이 모여 만든 팀이다.
지난 2012년 11월 배구에 대한 열정은 넘쳐나지만 나이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뒤로 물러나 있던 ‘예전의 용사’들을 한데 모아 ‘삼호무화과 시니어’팀을 창단했다.
50세가 넘은 나이와 한동안 코트에 제대로 서보지 못해 게임감각이 무뎌진 터라 첫 시작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각종 대회와 친선경기를 가졌지만 한 세트도 빼앗아 오기가 힘들 정도로 현격한 실력차이를 보였다. 여기에 타 지역의 경우는 ‘선수출신’도 다수 포진되어 있어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된 삼호무화과 팀으로서는 난공불락의 상대였다.
하지만 배구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승패에 연연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배구를 즐기는데 역점을 뒀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 체육관에 모여 팀워크를 다지고 지난 경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을 해가며 자신들의 단점을 장점으로 하나 둘씩 바꿔 나갔다.
그렇게 6월여동안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체계가 잡히자 서서히 성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창단 6개월여만인 2013년 4월 여수 시니어대회에서 3위 입상을 시작으로 그해 6월 진안 시니어대회 우승, 9월에는 청양 구기자배에서도 우승을 했다.
그리고 매해 치러진 굵직한 각종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시니어 부문에서 강팀으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 2월 광주에서 열린 전국배구대회 규모의 우리밀시니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순수 아마추어팀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이유에 대해 회원들은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각자 다른 직업군을 갖고 있고 50대를 넘어선 적지 않은 나이를 가진 회원들의 입장에서 타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삼호무화과 팀 회원들은 전국 어디라도 배구가 열리는 곳이라면 무조건 달려간다. 설사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더라도 게임을 통해 자신들의 한계점을 찾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매달 강진과 해남, 완도, 진도, 장흥 지역 팀들과 정기적으로 교류전을 갖으면서 우물 밖 동호회가 되도록 끊임없는 도전을 해오고 있다.
시간과 돈이 필요로 하는 장거리 투어도 회원들의 참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혹자들은 굳이 외지까지 가서 배구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하지만 삼호무화과 시니어팀의 회원들에게 장거리 투어는 단순하게 배구를 하기 위한 ‘강제노역’이 아닌 ‘여행’ 또는 ‘동행’이라 여긴다.
삼호무화과시니어팀 회원들은 “하다못해 여행을 가더라도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것은 똑같다. 다만, 우리는 앉아서 술 먹고 잡담을 나눌 시간을 줄여 배구를 하는 것만 다를 뿐 일반 여행과 다를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호무화과팀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일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제 10회 한산대첩기 생활체육 전국 남녀 배구대회에서 ‘삼호무화과시니어’팀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안영근 회장은 “20명의 회원들이 선후배 관계를 떠나 배구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항상 연습과 시합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팀워크는 아주 좋은 편이다”며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원들이 다치지 않고 배구를 즐긴다면 성적은 뒤따라 올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장정안 기자  zzang@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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