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영암군민회관에 열린 ‘제8회 한국전쟁 영암군 희생자 합동추모제’ 에서 영암군유족회 신중재 회장이 축문을 읽으며 영령을 기렸다. 에 군 각지에서 온 유족 200여 명은 고개를 숙이며 넋을 달랬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영암군유족회가 주최하고 영암군, 영암군의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전국유족회·전남유족회가 후원한 이번 추모제는 식전 행사, 추모제, 추모식으로 진행됐다. 

제례에 앞서 전금희 전남대 교수가 억울한 혼을 부르는 초혼무를 선보였다. 전통제례는 신중재 영암군유족회 회장이 초헌관으로, 김원배 부회장이 아헌관으로, 최원길 부회장이 종헌관으로 참여해 정성스레 제를 올렸다.

이후 전금희 교수가 살풀이춤으로 혼을 달래며 제례를 마무리했다. 살풀이춤은 남도 무악에서 파생된 것으로 ‘살을 푼다’는 의미다. 흰 치마저고리에 쪽을 진 의상에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는 팔 동작에서는 깊은 ‘한’이 느껴지지만 단순히 슬픔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희노애락을 나타낸다. 느린 ‘굿거리 장단’에서는 맺고, 삭히고, 움켜 안고 경쾌한 ‘자진모리 장단’에서는 포용하고, 풀어내고, 떨쳐내는 모양새에서 우리 유족의 염원을 담았다.  
추모식은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한국전쟁 당시 영암군민 희생자 수는 1만 2000명으로 현재 영암지역 민간인 희생자 명단에는 총 1천 225명이 등재된 가운데 지난 8월 23일 기준 진실화해위원회에 접수해 진실 규명된 희생자는 367명이다. 이어 다음달 군경에 의한 희생자 150명에 대한 진실규명이 결정된다. 

신중재 회장은 “우리 유족들은 어느 때보다 단합하고 마음을 모아 한사람도 빠짐없이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해승님 유족은 결의문을 낭독하며 “아직도 아들의 죽음을 밝히지 못했고, 아버지가 어느 강산에 누워있는지 모른다. 부모 형제를 잃은지 72년이 흘렀다. 정부는 잘못된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