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토론이 뜨겁다. 영암우리신문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이 바라보는 대통령선거에 대한 생각을 경청하고자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문>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최현수> 영암 토박이고 영암에서 일을 하고 있는 23살 청년 농업인입니다. 원예 특작을 재배하고 있어요.

김강민> 영암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23살 김강민 입니다.

 

문> 대통령 선거가 처음인데 소감이 어때요?

최현수> 토론하는 걸 보면 그리 설레지는 않아요. 공약을 보며 뽑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이미 지지율이 높은 사람 위주로 선택지가 좁아졌죠.

김강민> 설레는 것보다 받아들이겠다는 마음. 우리나라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은 없어요. 차악을 뽑아야죠.

 

문> 뽑을 사람은 어떻게 정했나요?

최현수> 후보자의 개인문제든 공약이든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젊은이들은 좀 더 분별적인 사고를 가질 거라 생각하는데 중장년층과 마찬가지로 확증편향이 굉장히 강해요. 어떤 정당이 무슨 짓을 해도, 타 정당보단 낫다. 이런 이미지가 있죠. 뽑고 싶은 후보자가 있긴 한데 저희 지역을 위해서 포기한다는 친구들도 있어요.

김강민> 제가 열심히 선별한 게 아니라 이미 형성된 관념을 따라가는 게 강하죠. 젊은사람은 공약보고 뽑는 비율이 높다는 조사결과를 봤어요. 하지만 공약을 보는 것도 결국은 기존 인지도 있는 정당중심의 후보들이죠. 아무리 젊은 사람이어도 지역이 주는 영향이 굉장히 커요. 어릴 때부터 그렇게 듣고 자랐고요.

크게 문제가 없으면 주변 어른들이 뽑는 사람 뽑아요. 누가 된다고 우리 지역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은 아니라도 흐름이 있으니 아무래도 신경을 좀 더 쓸 것 같아요. 저희만 해도 이러니 지역주의와 거대정당중심의 정치가 쉽게 깨질 것 같지 않아요.

 

문> 4자 토론 참여자에 대한 생각은?

김강민> 기준이 애매했죠. 결국은 인지도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처럼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인기 있는 후보는 계속 방송에 출연하고 더 이슈가 되고 작은 정당의 후보는 더욱 관심을 못받겠죠. 이걸 깨려면 저희들도 후보자 중심으로 투표를 해야 하는데 또 사표가 될 거라 생각하니 아깝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문> 선거연령 만 18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현수, 김강민> 어려요. 정말 먹고 살기 좋아진 시대에요. 누가 되든 딱히 나에게 피해도 없어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잖아요. 특히 어린친구들은 이런 네거티브 선거판에서 무효표라든지 신기한 특정후보 등을 장난으로 뽑게 되는 가능성도 높은 것 같아요. 저희가 고등학교 때만해도 지금보다 더 정치에 관심이 없었어요.

어린친구들의 표는 어른의 지분이 99%라고 봐야죠. 자기 의견이 들어가지 않는 표의 가치는 낮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생각이 성숙해진 후에 투표해야 합니다.

 

문> 투표 하실 건가요?

최현수, 김강민> 투표는 당연히 합니다. 불만을 말하더라도 투표하지 않고 말하는 건 정당성이 없다고 생각해요.

 

문> 후보들의 공약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있었나요?

김강민> 청년 기본소득이요. 아무래도 돈을 직접 주는 게 가장 좋죠.

최현수> 농업인 기본소득이나 직불금 확대가 당연히 눈에 들어왔어요. 제가 직접 농사를 지으니까요. 근데 이건 비현실적이라 생각하고요. 스마트팜, 유기농식품 수출 플랫폼 등을 구축해서 전남 지역을 첨단 농산업 특화지구로 만든다는 공약이 마음에 들어요. 그래도 좌.우 구별 없이 농수산업을 국가식량안보 차원으로 중요시 생각하는 후보들이 많아서 다행이에요.

 

문> 내가 만약 리더 라면?

최현수> 정부나 공공차원에서 벌이는 사업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좋겠어요. 계획, 진행과정, 비용 등이요.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이 있어요. LH 사건만 해도 그러고요. 물론 사업 내역들을 홈페이지나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볼 수 있다지만 더 적극적으로 국민한테 알리고 납득 시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김강민> 검찰개혁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처럼 검사의 권한이 강한 곳은 없어요. 권력이란 게 어느 한곳에 집중되면 안 되잖아요. 민주주의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니까요. 또 의료인이 의사뿐이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죠. 의사와 간호사 적절하게 업무를 배치해야 서비스이용자들도 훨씬 편리하죠. 수사권을 경찰과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문> 영암 청년으로서 영암 살면서 불편한 점은요?

최현수, 김강민> 영암이 원래 이런 곳이라 순응을 해서 크게 불편한건 없어요. 당연히 영암 살면 감수해야할 부분이라고 자연스레 받아들였기 때문에.

최현수> 영암이 강진, 해남 주변 군들에 비해서도 읍이 상권발달이 안됐어요. 영암의 행정거점인 영암읍보다 삼호나 독천 쪽이 더 커요.

김강민> 네 영암읍을 살려야죠. 볼링장, 노래방, 영화관이 없어서 무조건 삼호.목포로 나갈 수 밖에 없어요. 저희가 즐기는 문화시설이 너무 부족해요.

 

문> 그럼 영암에 작은 영화관이 생긴다는데 이용할 의향 있어요?

최현수, 김강민> 아니요... 저희는 도시와 다를 바 없는 대형, 신식, 프랜차이즈 시설을 원해요. 공공기관에서 해주는 건 복지차원에서 마련된 느낌이라서 오락시설이라고 생각이 안 들고 멋도 없어요. 보건소에서 간단한 충치치료 정도는 싸게 할 수 있는데 비싼 치과 가는 것처럼. 도서관 고시실, 열람실도 쾌적한데 스터디카페 가서 공부하는 것처럼. 실용적인 부분만으론 설명 할 수 없는 게 있죠.

최현수> 군에 청년을 위한 혜택이 많아요. 문제는 홍보부족이에요. 청년 적금, 월세지원, 동아리 사업 등 제대로 활용하면 유익한 것이 너무 많은데 있는 줄 몰라서 다 놓쳐요. 온라인 왕인문화축제도 이벤트들과 상품도 많았는데 하는 줄도 몰랐어요.

김강민> 신문에 보도해도 어르신들께서 신문을 보지 저희가 그걸 따로 찾아서 보지 않죠. 군청홈페이지에 올려놓아도 일일이 매번 들어가서 확인하기 어려워요. 자기들끼리 알음알음 하는 것 같아요. 정말 군민을 위한 정책은 그것을 만드는 것에 나아가서 군민이 인지하고 참여하는 것까지 정책의 완성이라고 생각해요.

10.20대들이 자주 보는 sns, 커뮤니티가 활성화가 안됐어요. 주변 도시만 해도 실시간으로 일어난 사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커뮤니티가 원활하거든요. 청년 눈높이에 맞추어서 sns 마케팅을 좀 더 신경써주세요.

최현수> 대상자를 선별하는 게 어렵겠지만 나이같은 큰 기준에 부합하는 대상에게 문자로 홍보해주시면 좋겠어요.

 

문> 어떻게 영암에 청년들을 유입 할 수 있을까요?

김강민> 나주 혁신도시처럼 공공기관들을 유치하는 게 이상적이죠. 대기업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을 해주고 젊은 사람들이 살 수 있게끔 해주면 좋겠어요.

 

문> 영암군에서 잘한 점은?

최현수> 목포 가는 군내버스가 천원인게 너무 좋아요. 이런 식으로 주변 도시들하고도 교통편을 좀 더 편리하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생활권이 연결되어있으니 굳이 영암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덜 들죠.

 

문> 영암에서 계속 살 건가요?

최현수> 농업이 재밌어서 일은 계속 할 거에요. 하지만 영암에 살 지는 않을 거예요. 모든 면의 인프라가 너무 열악해서요. 술집을 가도 맨날 가는 곳만 가요.

김강민> 새로움이 없어요. 다 아는 친구들, 아는 분들. 변하지 않는 낡은 건물들. 낮이든 밤이든 유령도시 같은 분위기. 인구수가 없으니 상권도 죽고 또 사람은 빠져나가고 악순환이겠죠.

최현수> 일요일에 장사를 하는 식당이 없어요. 보면 문 여는 날이랑 시간도 맘대로 에요. 경쟁을 안 하니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본인들이 장사를 하지 않고 ‘어렵다. 상권 살려줘라.’ 하는 건 어불성설 같아요. 영암 발전을 위해선 소상공인 분들도 좀 더 성실히 임해주셔야 되지 않나.

 

문> 청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루트를 어떤 식으로?

김강민> 청년의회 같은 단체를 새로이 만드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언제 사람을 모으고 대표를 뽑겠어요. 영암의 20대는 방학 때 잠깐 있다 가는 대학생들과 부모님 집에 잠시 내려오는 직장인들이죠. 개선의지가 있는 사람이 몇 없어요.

최현수> 학생도 아니고 완전히 어른도 아닌 2030 세대는 목소리를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려워요. 학생들은 자치회가 있으니까 의견을 전달하기가 쉬워요. 장년층은 경제,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시기라 소속돼있는 단체가 많죠. 20대의 의견은 어떤 방식으로든 듣는 게 먼저에요.

민간단체들이라도 군청에 건의를 할 수 있게 하고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는 단체들은 의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고려해주었으면 해요. 군의회 결과도 좀 더 군민에게 홍보를 잘 해주었으면. 어떻게 영암이 개편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김강은 기자  news@woori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