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청년들의 토론이 뜨겁다. 영암우리신문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이 바라보는 대통령선거에 대한 생각을 경청하고자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문>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강덕호> 저는 강덕호이고, 영암에서 쭉 학창시절을 보낸 25살 청년입니다.

 

김유신> 저는 덕진면에 사는 25살 김유신입니다. 영암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문> 이번 선거 소감이 어때요?

강덕호> 19대 대선 때 딱 생일을 넘겨서 투표를 할 수 있었어요. 조금만 더 늦게 태어났어도 못했을 거예요. 이번이 두 번째니 좀 더 신중하고 싶습니다. 

김유신> 저는 처음이라 기대가 좀 돼요.

 

문> 선거연령이 만18세로 낮춰진 것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강덕호> 전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요. 

 

문> 더 낮춰도 된다고 생각하나요?

강덕호> 아뇨. 이정도가 적정하다 생각해요. 고3부터 해당되니 현재 교육시스템의 사용자로서 평가도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청소년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고요. 연령을 더 낮추는 건 안됩니다. 독자적인 판단보단 학교 안 또래집단의 순간적인 분위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아요. 아직 자아도 완전히 형성 되지 않았을 나이인데 후보의 정책이나 방향성을 판단하기엔 아직 미흡하다 생각합니다. 

김유신> 만 18세도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의무도 몇 없고 거의 학교와 가정의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현상과 경험을 해보지 않은 나이에요. 아르바이트도 해본 학생이 극소수인데 일자리나 근로복지 정책을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독립적인 객체로 살아가며 불편한 점, 개선해야할 점을 느끼며 자신의 생각이 형성된 후에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 20대 대선이 2주 남았는데선거 운동, 토론 등 진행과정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세요?

강덕호> 각 정당에서 한명만 대통령 후보로 나올 수 있어요. 국민의 힘에서도 여러 인물이 있음에도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는 이유로 윤석열이 당에서 후보로 뽑혔어요. 인지도 중심의 후보선출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생활의 경력과 경험이 없는데 표를 얻어내야 하니 네거티브가 대선 중심에 선 모양새에요. 정책 대결이 우선시 돼야 하는데 말이죠. 결국 같은 땅을 파고 내려가는 건데 좋은 모습은 아니에요. 가십거리만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모습에 가치를 분배하는 정치인이 아닌 이미지를 만드는 연예인을 보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정치’에 더욱 무관심해지는 것 같아요. 

김유신> 매번 선거차량을 통한 유세와, 토론방식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특별한 생각은 없어요. 다만 좀 더 스마트하고 트렌디 해졌습니다. 후보자들이 권위적인 느낌을 많이 내려놓고 청년세대를 공략 하려는 게 보여요. ‘snl’이라는 코미디프로그램에서 2030의 트렌드에 맞추어서 유행어나, 퀴즈 등으로 이슈들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어요. 경제학 전공인 당대표에게 비트코인에 대해 물어보거나, 선대위원장에게 경선 후보 둘 중 물에 빠졌을 경우 누굴 구할 것이냐 같은 밸런스게임, 후보의 별명 들 중 좋아하는 별명 고르기 같은 영상을 보았어요. 자연스럽게 후보 특징이 어필이 돼서 좋았어요. 정책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에 또 호감이 가기도 했어요. 정치풍자에 대해 많이 관대해졌고 미국 같은 분위기를 따라가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요.

 

문> 토론회에 후보 4명만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강덕호> 참 단순하게 생각을 했어요. 왜 후보 4명만 방송에 출연을 시켰을까. 결국에는 방송국도 시청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잖아요. 유명세가 있는 후보로 구성한 것 같아요. 원외 정당의 후보까지 하게 되면 더 다채로울 수 있다는 생각은 해요. 주목받는 후보뿐만이 아니라 다른 후보도 알고 싶은데 후보의 생각이나 정책의 방향성을 띄고 가는지를 모르니 더 무관심해지는 것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토론참여자 수를 늘리는 게 마냥 긍정적인 부분은 아니에요. 기준을 정립하기도 애매하고 수가 많아지면 굉장히 방송이 늘어지고 진행이 어려울 거예요. 그래도 후보들이 4명보다는 좀 더 많은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유신> 현재 4명이 적당해요. 원내정당여부와 인지도가 기준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원내정당이면서도 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한 후보가 있는데 그것까지 모두 수용 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국민 입장에서도 너무 많은 후보보단 대표적인 후보를 좀 더 면밀히 파악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수.진보와 같은 방향성을 가진 후보들은 모두 출연을 하니 대중적인 기조의 후보들의 의견을 듣고 그 다음 확장시켜서 다른 후보들도 알아가는 방법이 좋을 것 같아요.

 

문> 이제 곧 각자의 집으로 공약을 담은 홍보자료들을 받는데 읽어 볼 생각이 있나요? 그걸 볼 경우 마음이 바뀔 거라 생각하나요?

강덕호> 홍보자료들을 읽어보긴 할 것입니다. 하지만 뽑을 후보가 바뀌진 않을 것 같아요. 대충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공약이나 방향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김유신> 아직 뽑을 사람을 정하지는 못했어요. 홍보자료가 오면 한번 보고 결정할 것 같아요.

 

문> 평소에 이런저런 정치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나요?

강덕호, 김유신> 친구들끼리도 정치 얘기는 잘 하지 않습니다. 현재 정치인들도 기성세대 중심이기도 하고요. 책임질 가정이 있고, 경제활동에 활발히 참여할 시기인 40대즈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 같아요. 아직까지 청년들의 정치적 소통창도 부족한 것 같아요.

 

문> 그럼 어떤 방식으로 정치관이 형성되나요?

강덕호> 매체를 통해서 많은 정보들을 접합니다. 뉴스나 기사가 아니더라도 아주 많아요. sns.유튜브를 보다보면 간략하게나마 무슨 이슈가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어요. 더 관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은 따로 찾아보죠. 

김유신> 저희보다 정치에 좀 더 관심이 많은 부모님이나 주변어른들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부터 자연히 들어와서 거부감 없이 정치성향이 형성된 것 같아요.

 

문> 현재 대한민국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것들은?

김유신> 법정 정년을 만 60세에서 올렸으면 좋겠어요. 고령화가 진행되며 국민 평균연령이 올랐습니다. 충분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퇴직하는 건 노후가 너무 불안정합니다. 국가가 노인복지를 책임지기에도 버거울 거예요. 개인적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 더 기회를 주었으면 합니다.  

또 일자리에 대한 인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대학까지 나왔는데 이런 힘든 육체 노동일을 해야 하나, 이 연봉으로 일해야 하나’ 이 생각이 많이 들어요. 청년들은 일할 곳이 없다고 하지만 또 어느 곳에서는 일손이 부족해서 난리에요. 특별히 한국의 산업구조가 변하지 않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일 텐데요. 청년들에게 인기가 없고, 주목받지 못한 직종들에 대해서도 홍보를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강덕호> 이런 청년실업 문제가 본질적으로 교육 시스템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을 해요. 존재하는 대부분의 일이 실무적인 부분에서 굳이 학부수준의 지식까지 필요하진 않아요. 독일은 중학교 때부터 실업.인문계.일반 학교 같이 목적에 따라 분류가 되어있어요. 최종목적이 좋은 대학이 아니라 자신의 적성을 찾고 현실에서 잘사는 것을 목적으로 하죠. 우리나라는 과다한 교육경쟁으로 대학진학률은 높아지고 일자리에 대한 눈이 높아졌어요.

청년들이 추구하는 직업이 굉장히 좁아요. 공무원.공기업.대기업.전문직을 목표로 취업준비를 하죠. 사실은 이들이 이걸 원한다기보다는 세상에 어떤 일이 있는지도 몰라서 이것밖에 생각을 못하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서울친구들은 ‘쌀이 나무에서 나는 거 아니야?’라고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고등학생까지 공부만 하던 애들이 20살 되자마자 ‘나는 운전을 업으로 하며 살래.’, ‘나는 스마트팜으로 딸기를 키울래.’ 이런 소리가 절대 나올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조금 더 여러 경험을 하고 또 여러 직업을 알 수 있는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회는 언제든지 마련 돼야죠. 실무 중심의 인턴, 실습생 그리고 원하면 대학 이상 수준의 지식개발까지 유연하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대학이 20대의 전유물이 아닌 자신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배울 수 있는 지식의 장으로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 현재 영암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서 불편한 점이 있나요?

김유신> 삼호로 출퇴근을 하는데 기름 값이 부담스러워요. 제 일터가 대중교통으로도 가기 힘든 곳이에요. 영암에 청년들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려면 지역 내 일하는 청년들에게 실용적인 복지정책을 펼쳤으면 해요. 큰 것이 아니더라도 유류비 지원 같이요.

 

문> 언젠가 정치참여 계획이 있으신가요?

강덕호> 정치가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무언 갈 개선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면 하는 날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유신> 어떤 직책이 부여되는 정치인이 될 계획은 없어요. 하지만 일상이 정치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모여 의견을 나누고 그 속에서 더 좋은 소재를 찾아내고 분별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도 정치의 일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강은 기자  news@woori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