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칼럼] 세계행복보고서와 선거

하승수 변호사 / 시민운동가
[2022년 4월 1일 / 제361호]
영암우리신문l승인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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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세계행복보고서라는 보고서가 발간된다. 3월 20일이 ‘세계 행복의 날’인데, 그 날을 앞두고 발간되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들의 행복도를 비교해서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는 146개국을 대상으로 비교를 했는데, 대한민국의 행복도는 59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62위였으니, 조금 순위가 올랐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제수준 등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순위이다. 필리핀(60위), 중국(72위)보다는 높지만, 대만(26위), 일본(54위)보다 낮다. 

이런 결과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이 경제수준에 비해 행복하지 못한 국가라는 것은 높은 자살률 등으로도 이미 드러난 바있다. 
그리고 이런 조사에서 행복하다고 나오는 국가들이 어떤 나라인지도 이미 다 알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핀란드(1위), 덴마크(2위), 아이슬란드(3위), 스위스(4위), 네덜란드(5위), 룩셈부르크(6위), 스웨덴(7위), 노르웨이(8위)같은 유럽의 국가들이 행복한 나라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행복도 상위국가에 이름을 올리는 나라들은 매년 큰 변동이 없다. 그래서 한국의 언론들에서도 이런 국가들을 많이 방문해서 수많은 프로그램들을 제작했다. 그러나 그런 프로그램들이 방영되어도 아무 효과가 없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복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질문은 ‘왜’와 ‘어떻게’라는 것이다. 
‘왜’ 대한민국의 행복도는 이렇게 떨어지는 것일까? 대한민국의 경우 1인당 GDP와 기대수명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즉 국가 전체적으로 소득이 부족해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닌 것이다. 

낮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스스로 삶을 선택할 자유’, ‘사회적 지원’, 부정부패같은 측면이다. 불평등이 심해지고 소위 말하는 좋은 일자리를 갖기가 어렵기 때문에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자원이 부족한 청년들이나 한번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살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언제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크다. 게다가 이렇게 불평등이 심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데, 소수 기득권층에 의해 저질러지는 ‘부정부패’는 심각하다. 각종 특혜와 이권을 둘러싼 뇌물수수 뿐만 아니라, 채용비리, 각종 투기같은 것도 심하다. 이런 요소들이 대한민국의 행복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을까? 물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각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종교인들이나 철학자들의 공통된 얘기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흙과 자연을 가까이하면서 욕심없이 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개인적 차원의 ‘행복비결’만으로는 해답이 되지 못한다. 모두가 그런 삶의 태도를 가지기에는 이 사회가 너무 각박하다.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가지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지금 행복하다고 하는 국가들도 개인의 수양을 통해서 ‘비교적 행복한 사회’를 만든 것은 아니다. 지금 행복순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국가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 비결은 ‘정치’이다. 제대로 된 ‘정치’를 통해서 부정부패를 없애고, 사람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사회적 지지망을 깔고, 그럼으로써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것을 위해 법을 만들고, 정부의 재정을 사용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행복하다고 하는 국가들에게서 대한민국이 배워야 하는 것은 다름아닌 ‘정치’다. 그리고 그 나라들이 택하고 있는 정책과 제도들이다. 

그리고 이런 얘기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시기가 선거시기이다. 그런데 대통령선거과 지방선거라고 하는 두 차례의 중요한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이런 논의는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에 부족한 것은 허황된 경제성장과 일자리 공약보다는 모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적 지지망(안전망)을 구축하고 부정부패를 없애는 것인데, 대선에서 그런 논의는 부족했다. 이래서야 변화가 어렵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그리고 우리 지역이 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인지?가 논의되는 선거가 되고, 정치가 되어야 한다. 부디 6월 지방선거에서라도 이런 논의가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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