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영암군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발족했던 '영암발전희망연대'가 영암군의 새해 인사발령에 대해 부당함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내며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 11일 영암발전희망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1월 1일자 영암군 정기인사는 인사기준과 원식이 무너지고 능력과 서열이 파괴된 민선 6·7기 인사 중 최악의 인사"라고 평가하며 “지방자치의 가장 큰 병폐는 일부 자치단체장들의 정실인사다. 인사는 연공서열과 성과에 따른 발탁인사가 조화를 이루어야 함에도 정치적 판단에 따른 정실인사로 열심히 성실하게 일하는 많은 공직자들이 받아야 하는 상실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인사가 경력도 짧고 특별한 성과도 없는 직원을 승진시켰고, 읍면장 인사는 올해 치러지는 선거 관리용 인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질타했다.

특히 지금까지의 지방선거에 대해서 "군수후보자들이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공무원을 선거에 끌어들이고 선거가 끝나면 편을 갈라 논공행상을 벌여. 자기편이 아닌 공무원들을 소외시킴으로써 공무원들이 살아남기 위해 줄을 서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고 평가했다.

영암발전희망연대는 회원들이 과거 영암군에 근무할 당시 정치적 중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면서, 후배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을 호소했다.

이들은 "일부 공직자들이 본분을 망각하고 선거에 관여하여 측근으로 행세하면서 공직사회에 일하는 분위기를 해쳐, 대다수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동료 공직자들에게 상실감과 자괴감을 주고 있다”고 영암군 공무원들을 질타하며 “직업 공무원은 능력과 성과로 자치단체장에게 인정받는 당당한 측근이 되어야지, 자치단체장에게 기생하는 비굴한 측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영암발전희망연대는 인사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시스템의 정착을 주문했다.

성명서를 통해 이들은 "인사위원회는 현재 인사권자의 들러리로 전락했다"고 평가하면서 "인사위원회가 독립된 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덕망 있고 소신 있는 외부인사 위촉을 확대하고 인사위원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신 있는 활동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승진대상자 결정의 근간이 되는 근무성적평정도 평가자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함으로써 일 잘하는 공무원이 승진하는 일하는 공직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공무원노조와 의회에 대해서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공무원노조는 공직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고 소속 공무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이고, 의회는 군민을 대표해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 기관임에도 잘못된 인사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하며 공무원 권익대변자로서 그리고 군민의 대표로서 그 역할을 다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영암발전희망연대는 "앞으로 인사 전횡이라는 불행한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부단한 감시활동을 해나갈 것이며 부당한 인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후배공무원들이 업적과 능력에 따라 정당한 평가를 받아 명예롭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일할 맛 나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암발전희망연대의 성명서에 대해 영암군은 별도의 입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정치이슈에 공무원들이 휘말릴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영암군공무원노조는 격앙된 분위기다. 영암발전희망연대가 성명서마다 공무원노조를 질타하면서, 공무원노조를 본인들의 정치적 행동에 도구로 삼고 있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영암군지부 이대운 지부장은 "공무원노조가 공무원 권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인들만의 판단을 기초로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선배로서의 자세는 아니다"면서 "매번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며 매도하고 싶을 때에만 공무원노조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직접 후배 공직자들을 찾아 격려하고 의견을 듣고 직접 소통하며 힘을 실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암군 공무원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 것인지, 공무원들의 정치 자유 쟁취 투쟁을 응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 별도로 영암군 공무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별도의 의견을 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