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장 편동현

얼마 전 “귀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에 따른 부동산 유관부서 소속 직원으로 재산등록의무가 부여됨에 따라…”로 시작하는 사전안내 문자를 받았다. 

곧이어 마음이 불편해졌다는 공사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고, 스스로도 이렇게 까지 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일부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투기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유관기관 재산등록’ 시행을 앞두고 공직자로서 ‘소유’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려 한다. 

인간은 누구나 ‘소유’를 희망한다. 물건, 명예, 권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도, 이 부분 만큼은 다다익선(多多謚善)을 가장 충실히 적용하는 분야이기도 하며, 예나 지금이나 차고 넘치더라도 스스로 그만 멈추기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

타인으로부터 이전 받은게 아니라면 개인이 재산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특히 공직자는 국가가 지급하는 근로의 대가인 급여가 재산 형성의 절대적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공직자로서 ‘소유’는 나의 본분과 이에 따라 국가가 수여하는 정당한 대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그 외의 소유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경계선을 명확하게 정하여 어떠한 유혹도 단호하게 뿌리쳐야 한다. 

모든 공직자가 ‘소유’의 기회가 허락되더라도 그 길을 가지 않고, 스스로 절제하며 나의 티끌 만큼의 검은 소유가 국민들에게는 태산과 같은 약탈임을 되새긴다면 청렴하고 정직한 공직사회로 나아가는 길이 결코 멀지 않을 것이며, 이번에 유관기관 공직자에게 부여된 재산등록의무도 불편한 마음보다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백신접종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공직자윤리법 상 재산등록의무자에 그 밖의 부동산 등 특정 분야의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의 직원이 추가됨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 지사 직원 대부분이 의무자에 포함되어 2021.12.31.까지 최초신고를 앞두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