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소재 대학들이 내년부터 3년간 정부의 재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 1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상 대학의 기준인 ‘2021년 대학 기본 역량진단’ 가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영암군 소재의 세한대학교와 동아보건대학교가 모두 재정 지원 대상에서 탈락됐다.  

대학 입장에서는 막대한 정부 재정지원과 함께 대학 이미지와 향후 신입생 모집이 달려 있어 ‘대학 살생부’로 불리기도 하는 중요한 평가였다. 세한대와 동아보건대 등 이번 평가에 탈락한 대학들은 ‘학생 수 절벽’ 상황에서 정부의 보호막 없이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번 평가에서 탈락한 세한대학교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평균 48억여원, 동아보건대학교는 37억여원 규모로 예상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일반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3년의 지원 기간 동안 150억원에 육박하는 지원을 놓친 셈이다. 다만 일반재정지원을 받지 못할 뿐 특수목적 재정지원 사업 참여나 학생들의 국가장학금·학자금대출 등에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동안 평가에서 항상 논란이 되었던 ‘지방대학 죽이기’라는 비판을 벗어나고자, 교육부가 이번 평가부터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 내에서 대학의 90%를 우선 선정하고 나머지는 전국 단위로 선발했다는 것이다.

수도권 대학들과 직접적으로 경쟁이 어려운 비수도권 대학들을 배려한 권역 우선 선정이었다. 2018년 진단에서는 권역과 전국 선정 비율이 5대1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지방 대학에 상당한 혜택을 준 것이다. 이를 두고 수도권 대학에서는 “수도권이 역차별을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선정 기준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입생·재학생 충원율(20%) ▲교육과정 운영·개선(20%) ▲전임 교원 확보율(15%) ▲강좌 수, 강의 규모, 강사 보수수준 등(9%) ▲교육비 환원율(5%) ▲졸업생 취업률(5%) 등이 평가지표였다. 

이와 관련, 장제국 사립대총장협의회장은 지난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9월 수시입시를 앞두고 발표 결과에 따라 학교는 낭떠러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지원금을 못 받는 것뿐 아니라 탈락 자체로 낙인 효과가 있어 대학은 생존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최종 결과는 대학별 이의신청에 대한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세한대학교는 2010년부터 평가한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2011년과 2012년 연속 선정돼 정부 재정 지원 및 학자금 대출이 거부된 바 있으며, 대학구조개혁평가로 이름이 바뀐 2015년에는 세한대학교와 동아보건대학교가 하위그룹으로 평가돼 3년간 정원 감축, 국가장학금 일부 미지급, 학자금 대출 일부 제한,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의 불이익을 받았다.

이어 3년 주기의 대학기본역량진단으로 명칭이 바뀌었던 2018년에도 세한대학교와 동아보건대학교는 역량강화대학으로 평가돼 정원감축 권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