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양’의 해인 ‘을미년’ 새해 시작부터 지역민을 양쪽으로 나뉘게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다.
지난달 10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부결되었던 도포농협과 덕진농협 간의 자율합병에 대한 투표가 재실시된다는 소식에 또다시 도포면이 들썩이고 있다.
도포농협에서는 오는 8일 덕진농협과의 자율합병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겠다며 지난달 27일 ‘합병계약서’에 대한 투표 공고를 하고 이를 조합원들에게 통보했다. 감추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재투표’임을 밝히는 내용은 없다. 이미 한 차례 조합원의 78.5%가 참여해서 ‘찬성 41.03%’, ‘반대 57.88%’로 부결이 되었던 조합원 투표를 동일하게 또다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민법상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도포농협 일부 조합원들은 “한 번 해서 안됐으면 포기하지, 엄동설한에 오라가라 뭔 짓인지 모르겠다”라고 한다.
조합원들의 불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것 같다.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르면 “지역농업협동조합은 조합원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을 증대시키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협동조합이라 하면 대부분 “영리 추구가 아닌 경제적 약자간의 상부상조, 모두 평등한 관계의 조합원, 잉여금을 조합원에게 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통적으로 농협이든 여타 협동조합이든 ‘조합원’의 이익과 요구가 그 기본 목적이 되는 것이다.
합병계약서를 다시 검토해봤지만, 합병계약서에는 ‘합병을 하려는 목적’ 조차 없다. 누구를 위해, 또 무엇을 위해 ‘자율합병’을 하겠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있었던 투표에 찬반 결과를 떠나 주민화합을 도모했던 ‘졸속·부실 합병 반대 대책위원회’에서는 “도포농업협동조합의 주인인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에 반하는, 현재 합병계약서가 변경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합병반대를 주장하며 조합원들에게 부당함을 알려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