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출판 특화단지 파주출판도시
자연과 호흡하도록 계획된 친환경 도시경관  
경기도 파주시는 임진강 너머의 북녘과 맞닿아 있으며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반도 평화수도라 자청하고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의 주요 출판사들이 밀집되어 있고, 책의 기획, 편집, 인쇄, 유통 등 일련의 과정이 모두 이루어지는 곳으로 ‘파주출판도시(Paju Bookcity)’라고도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영국 웨일즈의 ‘헤이온와이’와 벨기에의 ‘레뒤’, 네덜란드의 ‘브레데보르트’ 등과 같은 자생적인 책마을과 더불어 독일의 ‘라이프치히’나 프랑스의 ‘리옹’과 같이 출판활동이 집적된 도시의 모습도 아울러 갖추고 있다. 

파주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출판 특화단지인 ‘파주출판단지(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출판사와 디자인 업체, 인쇄소, 영화사, 공연장 등 다양한 기업의 아름답고 독특한 건물과 책방, 북카페, 갤러리, 쇼핑 등 다양한 문화·체험공간이 한데 어우러지며 복합 문화도시로 발돋움했다. 

특히 이곳의 모든 건축물들은 도시조성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지어졌고 도시조경 또한 그런 원칙하에 진행된 탓에 자연과 호흡하는 친환경적인 문화공간이자 아름다운 건축미가 넘치며 마치 건축박물관에 온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건축물들이 즐비한 파주출판도시에서도 단연 그 중심을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로 꼽는다. 건축물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공공에 활짝 개방된 실질적인 파주출판도시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는 출판도시 허브사이트가 운영되고 있고, 어린이책잔치, 파주북소리, 출판도시 인문학당 등 각종 문화 행사들이 열린다. 이곳에는 일반적인 출판과 문화 수요자들의 공간인 ‘지혜의 숲’, 지하층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활자를 보유한 활판 인쇄 박물관인 ‘활자의 숲’, ‘종이의 고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아름다운 서가와 고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호텔식 숙박 공간 ‘지지향(紙之鄕)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서관 변화 주도한 ‘공동의 서재, 지혜의 숲’
전시·독서는 기본, 카페·숙박·식당 등 한자리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위치하고 있는 ‘지혜의 숲’은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전시공간과 독서 공간을 갖춘 열린 문화공간이다. 마치 거대한 도서박물관과 같은 이곳은 가치 있는 책을 한데 모아 보존·보호하고 관리하며 함께 보는 공동의 서재로 국내 도서관들의 변화를 주도한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지혜의 숲’은 모두 세 곳으로 나뉘어 있다. 그 첫 번째 공간인 지혜의 숲 1관은 ‘학자, 지식인, 연구소에서 기증한 도서를 소장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기증자가 평생 읽고 연찬한 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유서재로서, 문학·역사·철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시대의 인문학 도서를 만날 수 있다. 다만 지혜의 숲 1관은 ‘보전을 위한 소장 공간’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보관되어 있는 책들을 아무나 빼서 읽을 수는 없다. 

두 번째 공간인 지혜의 숲 2관은 출판도시에 입주한 출판사가 기증한 도서를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2관은 우리나라 출판과 출판사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며, 어린이책 코너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어 어린이와 동행자의 편의를 채워주었다. 중앙의 프랜차이즈 카페와 많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비치되어 있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외부의 연못 뜨락과 연결되어 마치 초대형 북카페를 연상케 한다. 또 지혜의 숲 2관 옆에는 국내 47개의 출판사가 참여해 만든 북소리사회적협동조합의 ‘북소리 책방’이라는 열린 서점이 있어 책을 바로 구입할 수도 있다.

세 번째 공간인 지혜의 숲 3관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이자, 출판사는 물론 유통사와 박물관, 미술관에서 기증한 도서를 볼 수 있다. 높고 길쭉하게 늘어선 서고, 정갈한 공간에 넓은 창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책 읽기에는 더없이 멋진 분위기를 선사하는 공간이다.

또, 지혜의 숲 2관의 2층 외부에는 ‘헌책방 보물섬’이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도서의 구매가 가능하다. 이곳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다양한 추억과 사연이 담긴 귀한 헌책을 나눔으로써 이웃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고자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강연장, 은행, 편의점, 식당 등의 시설이 한 자리에 있어 ‘여유 있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최적의 시설적 조건을 갖추었다.

나무가 책이 되고, 책이 지혜가 되는 모토를 잘 살린 건축물과 함께 그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 ‘파주 지혜의 숲’은 독서와 휴식, 관광까지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었고, 이곳은 감히 벤치마킹을 하겠다고 덤벼들 수 없는 범접 불가능한 곳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이곳의 각 공간과 건물의 특색을 느끼려 방문하는 일반인부터 전문가까지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며 ‘파주 지혜의 숲’은 모두의 사랑을 받는 장소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