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조 정 (영암읍 출생)

오메 대삽이 다 넘어강갑소 바람소리가 무서와부네 집에 갈 일이 아득하요 성님은 폿이야 콩이야 많이도 했소이 샊인 것도 밸로 없고 좋그만
좋도 안 해 풍구로 불고 채로 까불고 해도 뉘도 있고 독도 있고 그라네 
올 갈에 잔치가 있을까미 좀 많이 했네야 길자 즈가부지가 올해는 여워야겄다고 항께 혹시 몰르재  

근디 성님 오늘 낮에 쩌 건너 광맹이가 미친 짓거리 한 말 들었소?
먼 소리당가? 술 묵고 또 으디 자빠졌드랑가?
술 묵고 자빠지능거슨 원님 행차재 가을부터 동네 동냥 다니던 미친년 보셨지라 교동리 큰길가새서 그 가스낭년하고 붙어묵고 있드라요 술을 을매나 마셨능가 막가지로 뚜드러 패도 소양이 없드라요
 
시상에 자네는 대삽 바람소리가 무선가 나는 이 동네 삼서 질로 무섭게 들은 소리가 갱순이 엄니가 광맹이 저주하든 소리네
갱순이하고 광맹이가 연애하는 것은 동네가 다 아는 일이었는디 광맹이 어매가 갱순이 집안 보잘 것 없다고 망호리 큰애기를 메느리 안 삼엇능가 그러고 갱순이가 미친기가 나드니 나중에는 아조 심허게 정신병자가 되얐재

갱순이가 아조 심해지기 전에 나헌테도 급디다 니가 봐도 우리 광맹이가 징하게 잘 생갰지야이 내가 첨에 용댕이서 철선 내릴 때 광맹이가 손 잡아준디 부끄라서 죽것드라야 그람서 배시시 웃은디 불쌍해 죽것습디다 어매 속이사 어짜것소
나중에는 시도때도 없이 광맹이네 집이 가서 방으로 파고 들다가 뚜드러맞고 그렁게 즈거매가 방에다 가두고 바깥 문고리에 숟구락을 딱 질러부렀어라
   
그랫닥 하대 우리 숙자가 보고 왓는디 방문 창호지를 뜩뜩 긁어서 다 찢어 놨드라등만 월경을 해가꼬 여그저그 방문에 칠해놓고 어매어매 나 광맹이한테 갈라네 그러드라네 그 꼴을 보먼 갱순이 즈그 어매 속이 어쩌것능가
갱순어매가 펄펄 뜀서 광맹이네 문 앞에로 와서 소리소리 지름서 저주를 한디 오메 나는 무섭대 저 소리를 듣고 어찌케 밥이 넘어가까 싶드만 
그래 느그가 뻔적헌 메느리 봤냐아 남못헐 짓 허고 잘 살 줄 아냐아 갱순아 이년아 나는 죽어서 구랭이 되야서 광맹이 저놈 윗도리를 칭칭 감을 텡께 너는 죽어서 실비암 되야서 저놈 아랫도리를 칭칭 감어라아 그러고 소리소리 질러쌓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