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골프모임을 열어 물의를 일으킨 공무원들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와 전남도청 청원게시판, 영암군청 군민게시판은 물론 영암군농민회까지 나서 이들의 중징계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전라남도는 빠른 시일 내에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 영암군농민회는 영암군청 앞에서 1인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의 중징계와 함께 공직기강 해이와 관리소홀에 대한 사과를 전동평 군수에게 요구했다.

영암군농민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정면장의 ‘코로나19’ 확진과 이후 밝혀진 동선은 우려와 충격을 넘어 분노에 이르게 한다”며 “금정면장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행위는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다른 공무원들을 배신한 것이며 직분을 포기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에 감염된 것을 원망할 생각은 없지만 A면장은 감염된 이후에도 면사무소에 출근하고 병원과 식당을 방문, 심지어 골프를 쳤다”며 “대봉감 냉해피해가 심각한 금정면의 면장이 코로나19에 걸리고 평일은 물론 주말 골프를 즐겼다는 사실에 농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전남도청, 영암군청 게시판에도 이들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10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영암 금정면장코로나 확진관련’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공무원의 중징계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최근 전남지역 코로나 확산세에 주말이면 ‘외출 자제해 달라’, ‘코로나 발생 지역으로의 타 지역 이동은 자제해 달라’, ‘불필요한 모임도 자제하라’고 지자체에서 재난문자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오는데 정작 해당 공무원들은 주말에 골프 모임이라니”라며 “코로나 때문에 나들이는커녕 가까운 곳도 불안해 못 다니는데 주말에 속 편하게 골프치고 코로나까지 감염됐다”고 비판하며 중징계를 요구했다.

전남도 청원게시판인 ‘소통인 전남’에도 지난 10일 ‘코로나 관련 골프 친 공무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서민들은 코로나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생활하고 있는데 도청공무원 간부와 면장들이 골프치고 코로나 전파하고 있다”면서 “거짓으로 일관하는 해당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영암군청 군민게시판에도 이들을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중징계와 전동평 군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는 상태다.

전동평 군수·김영록 지사 사과…인사위 열고 ‘직위해제’
다음주 전남도 징계위원회에서 최종 징계 결정

영암군은 지난 13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가 광주·전남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를 친 코로나19 확진자인 금정면장과 골프를 함께 친 7명의 공무원에 대해 전원 직위해제 조치했다. 전라남도 역시 14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함께 골프를 친 전남도청 공무원들에 대해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직위해제 조치했다.

앞서 지난 9일과 10일에는 전동평 군수와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코로나19가 광주·전남 지역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소속 공무원의 잘못된 처신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공직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무책임한 행태로 지방공무원법 제48조 성실의 의무와 제55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데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라남도는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르면 다음주 내에 영암군 소속 공무원 7명을 포함한 관련공무원 11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징계위는 시·군 소속 5급 이상 공무원의 징계 시 지자체인사위원회가 아니라 상급자치단체인 도인사위원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전남도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영암군 소속 공무원들도 동일 사안으로 포함해 전남도에서 일괄 징계하기로 방침이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