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부숙도 검사의무화가 시행된 지 4개월여가 지난 현재, 퇴비부숙화시설을 놓고 일부 축산농가와 영암군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축산농가들은 퇴비부숙시설 마련을 위한 조례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영암군은 조례개정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잡음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된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는 축산농가가 일정 수준 이상의 부숙과정을 거친 가축분뇨만 농경지에 살포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 것으로 환경부는 지자체의 조례에 막혀 퇴비부숙시설 설비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검사의무화 시행 전인 지난 1월, 각 지자체에 가축사육 규모가 증가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설 개선이 가능하도록 협조요청 공문을 하달한 바 있다.

이에 일부 농가가 조례개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영암군은 가축사육제한구역의 증개축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조례개정은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다.

농가들은 강화된 퇴비부숙도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퇴비사 증개축이 필요함에도 영암군이 가축사육제한구역 적용대상이라는 이유로 가축분뇨처리시설의 증개축을 불허해 1년간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이 끝나면 무더기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종면에서 돈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1년간의 계도기간이 끝나면 농장주들이 행정처분을 받을 처지에 놓였는데도 영암군이 농장의 증개축을 조례로 금지하고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정부도 가축사육 규모가 증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축분뇨처리시설 증개축을 허용하는 조례개정을 권고하는 마당에 영암군은 민원발생을 우려해 조례개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암군은 축사 인근주민들의 악취 관련 민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증개축 제한을 풀게 되면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어 조례개정은 불가하며 주민동의를 통한 증개축을 권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악취저감 등 환경오염 피해 방지를 위한 축사 및 처리시설의 증개축은 제한구역 내 주민 동의를 얻어 1회에 한해 기존 축사면적의 20%, 100㎡ 내로 가능하다’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영암군 가축사육제한구역에 관한 조례’ 부칙에 따라 농장주들이 인근 주민을 설득한다면 충분히 증개축이 가능해 굳이 조례개정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군은 의무화 시행 후 4개월여가 지난 현재, 영암군 내 57%의 농가가 검사를 마쳤지만 97%의 농가가 적합 판정을 받았고 부적합 판정을 받은 3%농가는 적합판정을 받을 때까지 분뇨 뒤집기, 미생물 살포 등 기술지원을 진행할 계획으로 농가들이 우려하는 무더기 행정처분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시설 증개축을 제한하는 조례가 시행 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개정하는 것이 무리이기도 하지만 축산농가들의 악취로 인한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아무런 장치 없이 조례를 개정한다면 더 큰 문제를 야기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주민동의만 있다면 증개축을 할 수 있는 만큼 조례개정보다는 주민동의가 선행돼야 하며 군도 부적합 농가들에게는 적합 판정이 나올 때까지 요령 습득을 위한 기술지원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