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영암 지역 기온이 31도를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 된 가운데 지역민들이 잠시나마 햇볕을 피할 수 있는 횡단보도 그늘막이 태부족한 것은 물론 이마저도 일부지역에만 편중 설치 된 것으로 나타나 지역민들의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횡단보도 그늘막은 보행자가 신호를 대기하거나 도로 보행 시 한여름 뙤약볕과 비를 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3~4년 전부터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 다퉈 횡단보도 그늘막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영암에 설치된 횡단보도 그늘막은 총 15개로 이 중 11개의 그늘막은 대형 아파트들이 들어선 삼호읍에 몰려있으며 군청소재지인 영암읍에 3개, 학산면에 1개의 그늘막이 설치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개의 그늘막 중 자동개폐기능이 탑재 된 3개의 ‘스마트 그늘막’을 제외한 12개의 그늘막은 개폐·훼손·정상작동여부의 점검이 완료되지 않아 이마저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미 30도를 넘어가는 폭염이 시작 됐음에도 불구하고 군청이 ‘느림보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영암읍5일시장을 방문한 지역민 A씨는 “날이 이렇게나 더운데 만들어놓은 시설도 제대로 못 쓰게 하는 것은 주민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며 “높은 건물이 없어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이 부족한 지역인 만큼 하루 빨리 나무 그늘막이나 쉼터를 더 늘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두로 고령자나 보행취약자들의 쉼터로서의 역할이 막중한 그늘막 설치가 태부족한 것은 물론 일부지역에 편중된 것도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지역민 B씨는 “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이 많이 생활하는 지역에 늘려야 할 그늘막이 오히려 대형아파트들이 줄지어 있는 삼호읍에만 11개가 몰려있다는 것은 사실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지역의 특성을 들어가며 차별하지 말고 다른 지역에도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치해야 타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그늘막은 큰 비나 강한 바람이 불면 접어둬야 해 이번 장마전후로 점검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예상외로 폭염이 너무 빨리 와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며 “지역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점검을 마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편중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그늘막 하나를 설치하려면 약 200~250만원이 들어가 임의로 설치를 해 예산을 낭비하는 것보다 설치요구민원이 발생했을 때 설치를 해왔던 것이 특정지역에 몰리게 된 것 이유로 생각된다”며 “어느 지역에서는 그늘막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들어오면 설치 가능여부를 조사한 후 설치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