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읍내 중심가에 건설·생활폐기물이 방치되고 있어 주민 불편은 물론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진 않을까 우려됩니다”
영암읍내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동무지구의 한 공터에는 수일 전부터 갑작스럽게 건설폐기물 더미가 잿빛 모습을 드러내며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지난 16일 영암읍 중심가를 오가는 길목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에는 폐타이어를 비롯해 건물이 허물어지며 생긴 것으로 보이는 건설 폐기물과 쓰레기가 담긴 마대자루 등 약 20여톤 가량의 폐기물들이 서로 뒤엉켜 마치 야적장을 방불케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도심 속의 흉물이 생겨난 것은 약 2주전. 건설장비가 동원되기는 했지만 이곳을 파헤치고 폐기물을 한데 모으더니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떠나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는 것. 특히 흙더미와 폐기물 더미에는 비산먼지 등을 차단하기 위한 시설도 없어 바람이 불면 흙과 모래가 날려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여기에 주민들은 군에 민원을 넣었지만 이렇다 할 조치가 없다고 하소연을 했다.

확인결과 원인불명의 건설폐기물 동산의 주범은 군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최근 한 주민으로부터 건설폐기물과 생활폐기물로 인한 민원이 영암읍사무소로 제기됐고 이에 읍사무소에서는 군청 환경보전과로 협조요청을 했다.
하지만 군 환경보전과에서 해당 부지에 대해 조회를 한 결과 개인 소유의 부지로 공적자금을 사유지 관리비용으로 처리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군 환경보전과에서는 주민들이 사유지에 무단으로 버린 생활쓰레기는 치우고 건설폐기물은 토지주에게 치우게 할 요량이었다. 이에 장비를 읍사무소에 지원했고 생활쓰레기만 수거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작업과정에서 착오로 건설폐기물마저 모두 수거하게 된 것.
생각지도 않은 건설폐기물이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처리문제였다. 거대한 폐기물 더미를 쌓아올린 읍사무소는 이와 관련된 예산은 전혀 없는 관계로 내심 환경보전과에 해결해 주길 바랬다. 그러나 환경보전과에서는 건설폐기물을 처리할 예산이 없었다. 건설폐기물 관련 예산이 책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안전건설과에서는 군이 추진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이 아닌 생활 건설폐기물에 대한 예산은 별도로 책정되지 않아 처리에 난색을 표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건설폐기물 처리를 놓고 한바탕 책임핑퐁을 치른 끝에 결국 환경보전과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군 관계자는 “군 예산이 사유지를 개선하는데 사용되는 것은 안되기 때문에 생활쓰레기만 수거하라고 했는데 현장에서 착오가 있었다”며 “본의 아닌 현장의 실수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초래시켜 죄송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