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을 틈도 없이

[2016년 12월 8일 / 제101호] 우리 할머니집 마실꾼들 이야기 - 20 영암우리신문l승인2016.12.12l수정2016.12.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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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조 정 (영암읍 출생)

이 사람 황산떡 왔네 용케 툴툴 털고 나왓구만이 
예 성님 징하게 여러와서 낮에는 고샅에를 못 나오것습디다
자네가 먼 잘못을 해서 여롸 이 시상 재미없다고 버래분 양반이 잘못이재

어야 황산떡아, 니같이 무던헌 이헌테 하늘님이 최고로 존 것을 안 주고 어째 이란가 몰라이  
내가 놈모르게 지은 죄가 만할 테재
니는 교회도 열심히 댕기고이 쩌 옆에 경복이 즈그 시부모헌테 하능 것 보먼 교도 헛것 믿은다 싶은디 니는 워너니 달분디 하늘님이 그라먼 안 되재 
되얐네 내 탓이재 하나님 원망 헐 것 없어 
종만어매 그리 말허지 마 죄진 대로 보 받으먼 하늘 아래 숨 붙은 사램은 다 깩허고 몰살헐 거시여 하늘이 끄꼬 가는 질을 우리가 어찌 안당가
아따 정순네야 또 니한테 퉁 마질지 알었다 나가 말주밴이 없어가꼬 말 끝에 말이 요상시럽게 어긋나부렀어야

어야 요것 잔 받소 오매 황산떡 왔네 잘 왔네 잘 왔어
머슬 양판째 들고 왓능가 양판이 뜨건뜨건 허네
입 다실 것이 궁금한 참인디 우리 성용이네가 딱 맞촤 들어서네이
이, 요리 다그서 앉어 묵 무치고 배추끌텅 쪄왓네 폭삭허니 맛나구만 입 잔 다시소 황산떡이 여그 큰 놈 한나 묵소
맛난 것도 맛난지 모르것어 간 사람헌테 미안혀서 긍갑써
글지 마 내가 못 맹그는 물건은 다 싸다 허고 북망에 묻힌 사람은 어지께 불어간 바람잉갑다 생각해야써 등 지대고 살든 생각 허먼 안 잊혀져서 못 쓰네 

성님 오늘은 먼첨 인나서 가볼라요 바람이나 쐴라고 나와 봤어라
그라소 낼도 오소이 
황산떡아 나 묵을수록 서방님보다 동무가 좋다네 인자 우리허고 지대고 사세이
마당이 어둥께 저 사람 나갈 때까정 문 열어노소 시언허니 바람도 잔 통허고

내우간에 쌈 안 허고 사는 집이 없는디 공주 아배가 독한 맘 묵어서 황산떡 가심에 못질을 했재
성용이네 자네는 속 아는 일이 있능가?
암만해도 한 울타리 쓰고 상께 알재라 그날도 황산떡이 풀기가 한나도 없이 나 파 따듬는 저테 주저앉음서 시방 디져도 외약눈 한나 깜짝 안 해! 글드만 공주 아배허고 속상해서 왔을 테재
그라등가 공주아배 아프기 전에는 들에서도 둘이 눈 마주치먼 웃음 웃던 내우간이었는디 병이 웬수네
공주 아배 몸이 아픈께 자네가 참어사재 했드니 나가 그거슬 모릉가 하루에도 맻 차례를 방문 걷어참서 몽니를 부린단 마시 그랍디다 그라고는 막 지 앞으로 파를 끄서서 따듬는 참인디 삼종이가 즈그집 마당에서 후떡후떡 뜀서 엄니! 아부지 돌아가셨어라 허고 악을 쓰드랑께
어째볼 틈도 없었단 말이 맞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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