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국답사기] 유학(儒學)에게 길을 묻다-③

영암읍 새실길 김기중
[2023년 11월 24일 / 제440호]
영암우리신문l승인2023.11.24l수정2023.12.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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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現地)에 울려 퍼진 백록동학규(白鹿洞學規)

영암향교는 중국의 5성(五聖)과 2현(二賢), 한국의 18현(十八賢)을 배향(配享)한다. 이 스물다섯 분들 중에서 두 분을 꼽으라면 단연 공자와 주자일 것이다. 서원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이윽고 인지당(仁智堂)에 들어서니, 와! 만세종사(萬世宗師) 현판 아래서 이 두 분이 우리를 반긴다. 무려 1,600여 년 세월의 간극(間隙)이 무색할 정도로 정다운 모습이다.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주희,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공자님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우리는 곧바로 공자님께 4배(四拜)를 드렸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선창자를 따라 주희의 ‘백록동학규(白鹿洞學規)’를 함께 암송했다.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 박학지(博學之), 심문지(審問之), 신사지(愼思之), 명변지(明辯之), 독행지(篤行之)...”

오교지목(五敎之目)과 위학지서(爲學之序)가 채 끝나기도 현지 관광객들이 몰려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눈인사를 한다. 이에 화답하듯 우리를 더욱 힘주어 각 조항들을 제창하였다. 백록동학규는 주희가 발문에서도 밝혔듯이, 학문을 연마하는 데 있어 학생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또한, 주희는 당시 백록동서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를 문지방 사이에다 게시해 놓고 수시로 암송하게 했다고 한다. 그 취지를 생각하며 원조 선생님을 직접 뵈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구곡계(九曲溪) 뗏목 유람

둘째 날 오후 여정은 무이산 구곡계 뗏목 유람이었다. 서둘러 점심을 마치고 매표소로 가는 셔틀버스에 올라탔다. 전기차라서 그런지 버스 자체는 조용했지만 차 안은 어느새 동승한 중국인들로 시끌벅적하다. 중국어를 모르다 보니 온통 싸우는 소리로만 들린다. 아마 이들도 처음 경험해보는 뗏목 유람에 매우 신이 난 모양이었다. 우리도 매표소를 통과하여 8인 1조로 팀을 나누어 뗏목에 올랐다.

뗏목은 튼실한 대나무를 촘촘하고 견고하게 엮은 다음 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가죽으로 단단히 마름질되어 있었다. 자연미와 안전성을 동시에 살린 듯했다. 두 명의 뱃사공이 앞뒤에서 주거니 받거니 노를 젓기 시작하자 뗏목이 푸른 물살을 가르고 나아간다. 총 1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된다는 이 코스는 아홉째 계곡이 출발점이고 첫째 계곡이 종점이라고 뱃사공이 영어로 일러 준다. 뗏목이 강줄기를 휘돌아 나올 때마다 시야에 들어오는 무이산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좌우로 펼쳐진 매 봉우리들은 마치 월출산의 바위들을 몇 배로 확대하여 다양한 형태로 빚어놓은 듯했다. 친근한 느낌이 들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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