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갔다올게” 약속이 지켜지는 오늘을 만들자

[2020년 12월 11일 / 제297호] 영암우리신문l승인2020.12.11l수정2020.12.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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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남도의원 이보라미

“갔다올게”, 아침마다 출근하는 가장들이 가족들에게 하는 인사말입니다.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하루에 6명씩이나 된다고 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산업현장에서 중대재해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이 하루에 6명씩이나 된다니...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4일 전남에서 가장 큰 기업인 포스코에서 3명의 노동자가 폭발사고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포스코에서는 올해만 10명의 사망사고가 있었습니다.

올해 4월 29일 이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는 2008년 이천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사고로 40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와 매우 유사합니다. 반복되는 중대재해는 이외에도 많습니다.

2013년 1월 서울 성수역 4번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30대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2015년 8월 강남역에서 20대 노동자가 스크린 도어 수리 중 전동차 사이에 끼여 사망했습니다.

2016년 5월 구의역에서 발생한 19살 김군 사망사고는 사고 유형, 원인이 모두 이전과 동일했습니다.

2018년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한 김용균 청년 노동자가 사망한 한국 서부 발전 태안화력에는 이전 8년간 11명의 산재 사망이 있었습니다.

중대재해가 끝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운 기업의 비도덕적, 불법적 행위 때문입니다. 사업주에 대한 새털보다 가벼운 처벌이 기업의 안전불감증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산재사고 사망자의 절대다수가 하청노동자라는 사실은 기업의 책임범위를 원청으로까지 확대하지 않고서는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2008년 4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의 처벌은 고작 벌금 2천만원이었습니다. 

2017년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에 대해서는 벌금 3백만원, 2015년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울산 한화케미컬 폭발사고는 15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었을 뿐입니다.

2009년부터 10년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 6144건 중 1심에서 징역·금고형이 선고된 사건은 0.57%에 불과했습니다.

경제개발 협력기구(OECD) 가입국 중 산재사망 1위라는 오명을 벗고 하루에도 6명씩, 매년 2천명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원청을 포함한 사업주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이미 영국에서는 2007년 ‘기업 살인법‘을 제정하여 2010년 기준 OECD 국가 중 중대재해 최저를 기록했으며 사망자수는 한국의 1/14 수준입니다. 

2011년 기업살인법의 첫 유죄판결을 내린 판사가 “벌금 때문에 회사가 파산한다해도 이것은 불행하지만 필연적인 결과다”라고 한 말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호주에서는 형벌 규정을 징역 25년 이상으로 정한 산업살인법을 제정하여 산재사망률을 대폭 감소시켰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기업 법인과 경영 책임자 그리고 공무원 까지 안전보건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하는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형사상 책임을 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여 우리의 이웃이며 가족인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더 이상 후진적인 인재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나라, 노동자가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현재 국회에 법안은 상정되어 있고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무공훈장을 수여하며 노동 존중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듯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통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노동자의 생명과 기업의 이윤이 대립되는 이 법안의 통과 여부를 보고 기업의 편인지 노동자의 편인지 판단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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