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왜 노동자들이 『자본론』을 학습해야 하는가!
 닉네임 : 민들레홀씨  2018-09-02 16:36:26   조회: 346   
왜 노동자들이 『자본론』을 학습해야 하는가!


글쓴이: 이?하 -
2018년 8월 8일





『사회주의자』에서는 다음 주 8월 16일부터 약 8개월에 걸친 『자본론』 강좌를 시작한다. 강좌를 앞두고 필자는 왜 노동자들이 『자본론』을 학습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고 싶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소위 서구선진자본주의 나라들은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대공황의 여파로 자본주의에 반대하거나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세력들이 약진하고 있다. 한국도 이들 나라 못지않게 노동자 민중의 삶이 파탄 나고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노동자들이 새롭게 노동조합으로 조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노동자 사이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자본론』을 학습하여 자본주의가 만드는 현실 모순들을 극복하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는 『자본론』을 학습하는 과정이 마치 ‘이중의 눈가리개가 채워져 우리 안에 갇힌 꿩’이 눈가리개를 떼어내고 훨훨 날아 우리를 탈출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을 두고 볼 때, 『자본론』 학습은 첫째 자본주의의 미몽에서 깨어나게 해주었고, 둘째, 협소한 조합주의의 시각에서 벗어나 자본주의의 모순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고, 셋째로 실제 자신과 관련된 투쟁을 올바르게 해나가는 데도 도움을 주었다.


『자본론』은 노동자가 미몽에서 깨어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먼저 자본론 학습을 하면서 생소하면서도 가장 인상적인 단어가 ‘물신성’이란 단어였다. 필자는 물신성 하면 『채근담』에 나오는 한 구절이 생각나곤 한다.



물고기는 물을 얻어야만 헤엄치며 살지만 물을 잊고 살고,

새는 바람을 타야만 날 수 있지만 바람이 있는 걸 알지 못 한다.


이와 같이 자본주의에 사는 노동자들도 임금노동 관계에 의해 체계적으로 착취당하며 살아가지만 그러한 자본주의의 착취 구조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왜곡된 외관 속에서 살면서 늘 보는 현상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만 요즘처럼 최저임금개악처럼 최소한의 생계비마저 삭감되려 하거나 재벌가들의 소위 ‘갑질’ 등이 문제가 되면, 이러한 사실에 분노를 하며 사업주들이 너무 인색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자본론』을 학습하고 나서 자본주의의 착취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물신성’이라는 자본주의의 속성이 어떻게 이러한 착취를 은폐하게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필자는 이런 『자본론』의 내용을 현실에서 활용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실업이 극에 달한 상태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 입사한 직원들은 취업된 것에 감사할 뿐 자신들이 착취당하고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일부러 최근에 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한 신규직원에게 이러한 질문을 해봤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배운 생산의 삼요소설이 맞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 직원은 당연히 배운 대로 사업주는 자본을 투자하여 그 대가로 이윤을 가져가고, 건물주는 건물에 대한 임대료를 가져가고, 노동자는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마치 당연한 것을 왜 물어 보냐는 식으로 답변했다. 그래서 그럼 왜 각자의 기여정도에 따라서 공평하게 사업주는 이윤을, 건물주는 임대료를, 노동자는 임금을 받는데 왜 국가가 나서서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강제 시행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런 것까지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래서 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었다. 즉 노예제사회나 봉건제사회는 신분적 예속과 강제력을 동원해서 강제로 노동을 시켜 생산한 생산물을 착취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착취당한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는 일상에서 접하는 현상들에서는 착취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는 노동자들이 모든 생산물을 만들지만 자본가들과 지주들에게 그 대부분을 빼앗기게 된다. 그 때문에 노동자들은 항상 생활이 어렵고 각종의 위험이나 노령화 등에 대비할 여력이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들의 저항이 발생하고 체제가 위협 받게 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서 착취한 극히 일부분을 되돌려 주면서 노동자들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런 다음 그 직원에게 ‘그럼 사업주가 국민연금, 건강보험료의 50%를 내주고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직원은 단박에 당연히 노동자가 가져가야 할 임금을 빼앗아가 놓고 단지 회계 상으로만 사업주가 보험료의 절반을 내주고는 생색을 내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눈으로 보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자본론』 학습을 한 후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자본론』 학습을 통하여 자본주의의 본질과 그 본질을 은폐하는 역할을 하는 물신성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때만이 자본주의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본론』은 노동자가 협소한 조합주의 관점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준다.


한편 조합주의는 극복해야 할 노동운동의 현실적 문제이지만, 조합 내 여러 가지 조건과 압력들 때문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필자가 『자본론』 학습을 권유하며 동지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삼밭에서 자란 쑥은 곧게 자란다.


잡초 밭에서 자란 쑥은 자연스럽게 잡초처럼 자랄 것이지만, 곧고 쭉 뻗은 삼의 기운이 가득한 삼밭에서 자란 쑥은 훌륭하게 자랄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필자는 『자본론』 학습이 삼밭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노동자들이 조합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자본주의 하의 임금노동자들은 하루하루 임금을 받아 살아가기 때문에 하루라도 임금 지급이 없으면 생활수단이 없게 된다. 따라서 임금노동자에게는 무엇보다 고용과 임금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연스럽게 고용과 임금의 유지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을 만든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고유한 임무는 조합원들의 고용과 임금의 유지 개선이다. 이렇게 자연발생적이고 현실적 제약으로 노동자들의 의식은 조합주의에 젖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가 자본가들은 자본주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체제가 위협 받지 않는 틀 내에서 노동조합을 제도화한다. 마치 사회보장의 원조로 알려진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사회주의의 예방 주사’로 질병보험과 노령보험을 도입하듯이 말이다.


현실에서 노동자들의 의식을 조합주의에 가두어두는 조건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삼밭의 역할을 하는 『자본론』 학습이 중요하다. 『자본론』 학습을 통하여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임금노동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본축적의 적대적 성격, 즉 상대적 과잉인구와 노동자들의 빈곤화를 알게 된다. 또한 자본가들의 이윤율이 점차 저하하는 자본주의의 역사적 한계를 알게 되고, 이러한 요소들의 상호 연관 속에서 발생하는 ‘공황’과 자본주의 모순을 과학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임금노동과 사적 소유의 철폐 없이는 노동자들은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끝없는 임금노예의 굴레를 벗어 날 수 없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이렇게 됨으로써 노동자는 조합주의라는 협소한 ‘우물 안 개구리’식 관점을 극복할 수 있다.


『자본론』은 노동자가 자기 분야의 투쟁을 올바르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자본론』 학습이 현실에서 자신들이 직면한 구체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궁금해 한다. 자본론은 임금노동 문제를 핵심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그에 머물지 않고 최근 우리가 가장 피부로 느끼는 폭염 및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 ‘미투’와 같은 여성해방문제, 교육문제 등 이 사회의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풍부한 아이디어를 주는 보고이다. 따라서 각자가 자기분야에 적용할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이 글에서는 필자의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는 2015년 공무원연금개악 투쟁 때 『자본론』에 나오는 ‘잉여가치의 착취’ 설명을 활용하여, 국민연금 등 모든 사회보장비용은 노동자들의 잉여가치를 착취한 자본가와 국가가 부담하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착취하기 때문에 노동자는 자신들의 노후나 위험에 대비할 여력이 없으므로 사회보장 정책이 요구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연금투쟁 평가와 사회보장요구투쟁의 원칙』이란 소책자에서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가치를 노동자들이 만들지만 대부분의 새로 만들어진 가치는 자본가의 몫으로 빼앗기게 된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생활은 항상 어렵고 각종의 위험과 노령 등에 대비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노동자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치를 되찾는 투쟁을 해야 한다. 이러한 투쟁을 뒷받침할 이론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보장의 원칙이 바로 설 때 투쟁은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장의 원칙을 확고히 하기 위해 잉여가치의 착취를 뚜렷하게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사회보장의 모든 비용을 자본가가 부담해야 함을 분명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투쟁을 되돌아보면, ‘잉여가치의 착취’에 대한 고민은 빠진 상태에서 대부분 재정안정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일부 진보 세력들은 ‘소득대체율 인상’이나 ‘국가나 자본가의 일부 부담추가’을 주장함으로써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가들의 착취 때문에 연금이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노동자들이 인식할 수 없게 만들었다.




나가며


우리가 세계를 변화시키려면 우선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해야만 한다. 즉 현실을 올바로 아는 것이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자본주의의 현상이 아니라 그 본질을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자본론』 학습을 통하여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잘못 주입된 자본주의 물신성이 과학적 사회주의 이론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동자는 현실에 대한 수세적인 태도를 버리고 자본주의를 뛰어 넘는 상상과 투쟁을 할 수 있다. 그럴 때만이 침체된 노동운동도 급진화되고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현실의 구체적 문제도 제대로 해결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비판의 무기는 물론 무기의 비판을 대신할 수 없다. 물질적 힘은 물질적 힘에 의해 전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론 또한 대중을 사로잡자마자 물질적 힘으로 된다.


– 맑스, 「헤겔 법철학 비판을 위하여. 서설」
2018-09-02 16:36:26


닉네임 :  비밀번호 :  자동등록방지 :    


번호
제 목
닉네임
첨부
날짜
조회
77
  더이상 죽이지 마라! 태안화력 24세 하청노동자 故김용균님 추모안내   노정투     2019-01-04   17
76
  기해년을 맞이하며   서은   -   2018-12-24   24
75
  남경주의 뮤지컬 갈라쇼 불후의 명작   윤영선     2018-12-21   38
74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   윤영선     2018-12-17   64
73
  가족놀이극 돌아라 돌아라 뱅뱅   윤영선   -   2018-12-03   91
72
  <성명서> 삼성노조는 11/23 삼성전자-반올림-조정위 협약식을 반대한다   삼성일반노조   -   2018-12-03   77
71
  공명콘서트 고원   윤영선     2018-11-19   145
70
  동거차도는 배가 급변침에 넘어갈 만큼 태풍이나 해일이 자주 오지 않는다.   노동자당   -   2018-11-19   132
69
  집에서 컴퓨터 작업 하실분 모집합니다!   파오쌤     2018-11-16   114
68
  어느 생물학자의 눈에 비친 지구온난화   사회변혁노동자당   -   2018-11-13   121
67
  농사짓는 시인 박형진의 연장 부리던 이야기   변혁당(노동자당)   -   2018-11-13   132
66
  이치현 동물원 자전거탄 풍경 콘서트   윤영선     2018-11-12   136
65
  지역 토호세력 토건자본의 공물투기, 목포공설경기장 이설에 반대한다. (1)   민노협   -   2018-11-11   138
64
  태양광 재생전력 운동의 오해와 약점 극복 방법   민들레홀씨   -   2018-09-26   260
63
  서평: 금전 추종주의   비파나무   -   2018-09-26   257
62
  왜 노동자들이 『자본론』을 학습해야 하는가!   민들레홀씨   -   2018-09-02   346
61
  어린이 연극 미술관에 간 윌리   윤영선     2018-08-27   307
60
  양승태 대법원의 ‘노동3권’ 거래는 헌법유린이다. 정부는 진상조사와 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죄 처벌 금지를 적극 검토하라.   손잡고   -   2018-08-20   346
59
  [성명]태양광은 전력 소비자들의 의무이다!   민들레홀씨   -   2018-08-15   466
58
  경전선 지방철도 전철화에 반대한다!!   서노맹   -   2018-07-22   453
제목 내용 제목+내용 이름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중앙로 17-1(2F)   |   대표전화 : 061-472-1470   |   팩스 : 061-472-1469
등록번호 : 전남 다 00347   |   발행처 : 영암언론협동조합   |   발행인 : 박노신   |   편집인 : 우용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용희
Copyright © 2019 영암우리신문. All rights reserved.